방산 빅4 중 나홀로 역성장…KAI '리더십 공백' 해소 언제?

노조 "무정부 상태…조속한 인선 없으면 상경 집회"
증권가 "美 해군 훈련기 사업 등 내년 수주 기대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관 전경(KAI 제공). ⓒ 뉴스1 ⓒ News1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한국항공우주산업(KAI·047810)이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리더십' 공백을 빨리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의 수장이 취임한 만큼 KAI 대표이사도 곧 선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KAI는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강구영 사장이 사임하면서 5개월째 리더십 공백 상태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글로벌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주요 방산기업들은 대부분 3분기 매출·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KAI는 3분기 영업이익(602억 원)이 전년 대비 21.1% 감소했고 매출도 22.6% 줄어든 7021억 원으로 집계됐다. KAI는 일부 사업의 납품 시점이 4분기로 넘어가며 실적이 일시적으로 주춤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리더십 공백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KAI 노동조합은 리더십 공백으로 신규 계약 지연, 기술 인허가 차질 등 직접적인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KAI는 최근 1조원 규모의 UH-60 헬기 성능 개량 사업과 1조 8000억 원 규모의 한국형 전자전기(機) 개발사업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신 상황이다.

KAI 노조는 "사장 부재로 인해 KAI는 경영·수출·기술개발·노사관계 등 모든 분야에서 의사결정이 멈춰 선 채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놓여 있다"며 "정부는 즉시 항공산업을 이끌 수 있는 전문경영인 인선을 단행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일 정부의 조속한 결단이 없다면 대통령실 등 앞에서 상경 집회를 하겠다고도 예고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수출입은행장이 임명됐다는 점이다. 수출입은행은 KAI의 최대주주다. 통상 KAI 사장 인선은 방위사업청장과 수출입은행장 인선 후에 이뤄져 왔다.

KAI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나쁘지 않다. KF-21에 대한 해외 관심이 늘어나고 있고, 미 해군 고등훈련기 교체사업도 곧 제안요청서(RFP)가 발송돼 본격적으로 진행을 앞두는 등 곧 성장 궤도에 들어설 것이란 이유에서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국내 완제기 부문과 폴란드 FA-50 수출이 재개되고, 기체부품 매출 증가로 실적 상승이 재개될 것"이라며 "내년 KF-21 양산 본격화, FA-50M의 말레이시아 인도 개시, 미 해군 훈련기 교체사업, 미 수출 항공기 부품 무관세 적용 등 진정한 글로벌 톱티어 방산기업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라고 했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