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 타결 '마스가' 탄력…美 조선소 인수 가능성↑

트럼프 "韓 조선 산업 아주 발전"…해양방산 시장 진출도 탄력
한미 관세협상 타결에 업계선 기대감 고조…마스가 추진 의지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2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경주=뉴스1) 박기호 기자 = 한국과 미국의 극적인 관세 협상 타결로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가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특히 이번 관세 협상 합의로 HD현대의 미국 조선소 인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내 'K-조선'의 위상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 기업들이 추진 중인 미국 해양 방산 시장 진출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관세 합의에 담긴 마스가…"성공적인 추진 적극 노력"

30일 국내 조선업계에선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 타결 직후 불확실성 해소뿐 아니라 마스가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협상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은 정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관세 협상 타결로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조만간 (조선업계의) 미국으로의 투자가 확대되고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상황이 마련이 되지 않겠느냐"며 "상당히 속도를 내서 진전될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반응이 나오는 데는 관세 협상에 마스가 협력 방안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 양국은 이번 협상을 통해 마스가에 투입하는 1500억 달러는 한국 기업 주도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 투자는 우리나라 기업의 직접투자(FDI)와 보증 등을 포함해 조성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신규 선박 건조 시 장기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선박 금융을 포함해 우리 외환시장의 부담을 줄이는 한편 우리 기업의 선박 수주 가능성도 높였다"고 전했다.

또한 한미 양국 NSC 외교 당국 간에 조선 협력 협의체를 출범하기로 했으며 미국이 다른 국가와의 관세 협상에서와 달리 조선 분야 투자를 명시한 것 역시 마스가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마스가 의지 보이는 韓…美 조선소 인수 의지도 피력

우리 기업들 역시 마스가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전날 경북 경주에서 개막한 '2025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Summit(서밋)'에서도 한국과 미국의 조선업 협력 필요성이 제기됐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부대행사로 열린 퓨처테크 포럼'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차세대 자율운항, 인공지능(AI) 조선 기술, 친환경 선박 혁신을 앞세워 미 해군과 협력에 대한 뜻을 내비쳤다.

HD현대는 최근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와 '상선 및 군함 설계·건조 협력에 관한 합의 각서'(MOA)를 체결하고 미 해군이 새롭게 개발 중인 차세대 군수지원함을 공동으로 건조하기로 했다.

한화 역시 미국 AI 자율운항 설루션 기업 해벅AI(HavocAI)와 손잡고 글로벌 해양무인체계 시장 진출에 나섰다. 지난해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한화는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마스가의 핵심 기업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미 관세 협상을 통해 우리 기업의 미국 조선소 인수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정기선 회장은 미국 조선소 인수에 대해 "여러 가지 옵션을 다 두고 검토하고 있다"며 "(조선소 인수도) 그중에 포함돼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APEC CEO 서밋 특별연설에서 "필리조선소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조선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은 조선업이 매우 낙후돼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배를 건조하고 있지 않다"며 "대한민국은 조선 산업이 아주 발전해 있다. 필라델피아 조선소(한화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분이 있는데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조선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