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복병' 車 관세 불확실성 해소…현대차·기아, 연간 4.4조 절감

車 관세 15% 인하 확정…현대차·기아 미국 판매 드라이브
사상 최대 판매 실적 눈앞…"품질·브랜드 경쟁력 강화로 내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2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하면서 대미(對美) 수출 최대업종인 자동차 산업의 불확실성이 제거됐다. 품목 관세가 25%에서 15%로 낮아지면 국내 완성차는 물론 부품사의 숨통도 트일 것으로 보인다.

대표 업체인 현대차(005380)·기아(000270)는 이번 관세 인하로 약 4조 400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넉 달만에 드디어 車 관세 15%…현대차·기아, 연간 4.4조원 비용 절감 관측

30일 자동차 업계와 정부 등에 따르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국제미디어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관세협상 타결 소식을 전했다. 김 정책실장은 관세협상 타결로 미국은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15%로 유지하고, 자동차 및 부품 관세를 현행 25%에서 15% 인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산업은 한미 관세협상 타결 최대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한국산 자동차는 올해 4월 전까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했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 확대로 자동차 산업은 대표적인 대미 수출 산업으로 도약했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의 대미 수출액은 347억 달러로 전체 자동차 수출액(708억 달러)의 절반에 가까운 49%를 차지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4월부터 한국을 포함한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25% 품목관세를 적용했다. 7월 말 한미 정상이 관세 15% 인하에 합의했으나, 후속 협상에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넉 달 가까이 공전했다. 그사이 경쟁국인 일본과 유럽연합(EU)은 15% 인하를 시행하며 한국과 차이를 벌렸다.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2025.8.1/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관세 여파로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최근 7개월 연속 하락세를 겪으며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차·기아는 관세 여파 최소화를 위해 현지 생산 확대와 수출지 변경 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관세 충격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지난 2분기 현대차·기아는 25% 관세로 약 1조 6000억 원의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관세 적용 전 수입한 재고 물량 등을 적극 활용하며 피해를 최소화했으나 한계는 뚜렷했다. 3분기는 관세를 온전히 적용받으며 손실 규모는 2조 5000억원 안팎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이날, 기아는 31일 각각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업계와 증권가는 이번 관세 인하로 현대차·기아가 연간 4조 4000억 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관세 25% 기준 현대차·기아의 연간 손실 비용은 현대차 6조 원, 기아 5조 원으로 11조 원이다. 15% 적용 시 관세 손실 비용은 현대차 3조 6000억 원, 기아 3조 원 등으로 추정돼 총 4조 400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 준공식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판매 및 DB 금지) 2025.3.27/뉴스1
현대차·기아, 미국 판매 드라이브…"품질·브랜드 경쟁력 강화로 내실 다질 것"

현대차·기아는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하면서 미국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미국은 현대차(제네시스 포함)·기아의 최대 시장으로 최근 10% 수준의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하며 현지 4위 업체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역시 판매 호조세를 이어가며 역대 최대 실적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3분기 현대차·기아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48만 175대로 역대 3분기 사상 최다 판매를 달성했다.

올해 3월 준공한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현지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HMGMA 생산 확대 등을 통해 미국 내 생산량을 지난해 70여만 대에서 현행 100만 대, 향후 120만 대까지 점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일본 도요타와 독일 폭스바겐 등 경쟁 업체와 동일한 관세를 적용받게 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관세협상 타결과 관련, "어려운 협상 과정을 거쳐 타결에 이르기까지 헌신적으로 노력해 주신 정부에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관세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품질 및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기술 혁신 등을 통해 내실을 더욱 다지겠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