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동북아 항공객 연 2.4% 증가…신규기 1500여대 필요"
보잉 전망 내놔…"韓, 450여대 필요, 화물기 수요 커"
신규기 창출 항공 서비스 수요 300조…공급부족 '30년까지 계속될듯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한국·일본·대만 등 동북아시아 3개국에서 향후 20년간 항공여객 운송량이 연평균 2.4%씩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역내 필요한 항공기 대수는 1500여대다. 한국은 450여대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글로벌 항공기 공급 부족 현상은 2030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항공사들의 대비가 필요하다.
보잉코리아는 17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2044년 동북아 상용기 시장 전망'을 발표했다. 발표를 맡은 데이브 슐트 보잉 상용기 부문 지역 마케팅 총괄 디렉터는 동북아 항공 시장에 대해 "굉장히 크면서도 성숙하다"며 "신규 항공기 도입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슐트 디렉터는 2044년까지 동북아 유상여객킬로미터(RPK)는 연평균 2.4%씩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RPK는 실제로 요금을 지불한 승객 수에 해당 승객이 운송된 거리를 곱한 값으로 항공여객 운송량을 알 수 있는 지표다. 이는 동북아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추정치(1.1%)보다 높은 수준이다. 노선별 RPK 증가율 전망은 △아시아 내 노선(4.5%) △아시아 밖 장거리 노선(1.5%) △동북아 내 노선(1.6%) 순으로 높았다.
이에 따라 동북아에선 2044년까지 1515대의 신규 항공기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광동체(통로 2개) 여객기는 640대로 그 비중(42%)이 협동체(통로 1개) 여객기(770대·51%)에 육박했다. 동북아를 벗어나는 중·장거리 노선 여객 수요가 큰 영향으로 풀이된다. 나머지 6%는 화물기(85대) 수요다. 슐트 디렉터는 "아시아 화물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통로 역할을 인천공항이 하고 있어 한국에선 특히 화물기 수요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체 1515대 중 한국 수요는 30% 정도다.
신규기 도입에 따라 2044년까지 동북아에서 창출되는 신규 항공 서비스 수요는 1950억 달러(약 276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별로는 △부품·공급(800억 달러) △유지·보수·운영(MRO·550억 달러) △항공 정보(500억 달러) △교육(100억 달러) 순이다. 이 기간 새로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일자리 수는 △운항승무원(2만 3000명) △객실승무원(4만 2000명) △정비사(2만 7000명) 등 총 9만 2000명이다.
다만 2044년까지 동북아 지역 신규 항공기 증가율은 연평균 1.6%에 그쳐 늘어나는 여객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전망이다. 특히 2035년까지 한국을 오가는 RPK는 연평균 3.7%씩 증가할 것으로 추정돼 국내 항공사들의 대비가 요구된다. 슐트 디렉터는 "과거에는 항공사들이 항공기 수급 계획을 5년 단위로 수립했지만, 이제는 15년까지도 고려해야 한다"며 "항공기 제작사, 리스사와의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 세계 항공기 공급 부족 현상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본격화됐다. 글로벌 항공기 제조 시장을 양분하는 보잉과 에어버스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항공수요가 급감하자 생산 인력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2022년 엔데믹 전환 이후 항공 수요는 빠르게 회복했지만 각사의 생산 가능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된 글로벌 신규 항공기 공급 부족분은 △협동체 1200대 △광동체 300대 등 총 1500대에 달하는 것으로 보잉은 보고 있다.
슐트 디렉터는 "팬데믹 이후 항공기 인도가 안정화되지 못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보잉의 경우 올해 들어 조금씩 상황이 나아지고 있어 2030년이 되면 항공기 공급과 수요 간 균형이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보잉이 인도한 항공기 수는 전년 동월보다 22대 늘어난 55대로 2018년 9월(87대)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보였다. 다만 수주 잔고는 5987대로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이를 모두 생산하기까지 9년이 걸린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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