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인도 상장' 1.8조 실탄 확보…'ABC' 신사업 속도 낸다

HVAC·로봇 B2B 확대…추가 M&A 가능성

LG전자는 14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에서 조주완 CEO, 김창태 CFO, 전홍주 인도법인장, 송대현 인도법인 이사회 의장 등 주요 경영진과 현지 투자자, 애널리스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인도법인 상장 및 미래비전 발표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LG전자 조주완 CEO가 NSE 아쉬쉬 차우한 CEO를 비롯한 경영진 및 주요 인사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14/뉴스1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LG전자(066570)가 인도 법인 상장으로 1조 8000억 원의 실탄을 확보하면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추진하는 'ABC' 전략이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ABC는 인공지능(AI), 바이오(Bio), 클린테크(Cleantech)를 말한다.

또한 LG전자는 인도 법인 상장으로 확보된 자금을 인수합병(M&A)과 배당, 인력 효율화 등 재무 안정화와 미래 성장 기반 강화에 활용할 전망이다.

인도 법인 상장 완료…1조 8000억 실탄 확보로 기업 가치 상향 전망

LG전자 인도 법인은 14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NSE)에서 상장 발표 행사를 열고 인도 증권시장에 신규 상장했다.

LG전자는 앞서 인도법인 발행주식 중 15%에 해당하는 1억 181만 5859주를 구주 매출로 처분했다. 인도법인 공모가는 희망공모가 밴드 최상단인 주당 1140루피(약 1만 8000원)로 책정됐다. 주식배정청약엔 인도 기업공개(IPO) 역사상 2008년 이후 최대 규모의 자금이 몰렸다. 공모 주식수의 54배에 달하는 경쟁률을 기록한 것. 인도법인은 공모가 기준 12조 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LG전자는 이번 상장을 신주 발행 없이 지분을 매각하는 구주 매출 방식으로 진행하며 인도 자본시장에서 최대 1조 8350억 원 규모의 현금을 국내로 조달할 수 있게 됐다.

LG전자는 확보한 자금을 미래 성장 투자의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전사 차원에서 B2B 중심의 질적 성장을 위한 포트폴리오 재편을 추진 중"이라며 "향후 10년간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유망 영역 중심의 투자와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상장으로 LG전자 기업가치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인도법인 상장으로 인해 모기업인 LG전자의 기업가치가 종전대비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며 "유입된 현금을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의 M&A뿐 아니라 일부는 추가 배당재원 등으로 반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도 법인의 성장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인도 가구 가운데 연평균수입 6000달러~3만 6000달러 구간 중소득 가구 비중은 2020년 29%에서 오는 2030년 46%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조주완 CEO는 "이번 상장으로 인도는 LG전자의 글로벌 사우스 전략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거점 국가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며 "LG전자와 인도법인 성장을 동시에 가속하겠다"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3월 24일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에서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LG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3.4/뉴스1 ⓒ News1 최동현 기자
'ABC 신사업 육성' LG전자, HVAC·로봇 B2B 확대…추가 M&A 가능성

LG전자가 이번 인도 법인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구광모 회장의 신성장 동력 육성 전략을 가속하는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구 회장은 앞서 미래 성장 사업으로 인공지능(AI), 바이오(Bio), 클린테크(Cleantech), 'ABC'를 점찍으며 지속해서 경쟁 우위에 설 수 있는 사업에 주력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조했다.

이런 전략에 따라 LG전자는 전사적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고 있다. LG전자의 대표 신사업은 AI 확산, 기후 변화에 따라 급성장하고 있는 냉난방공조(HVAC) 사업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서버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열을 관리하는 고효율 냉각 설루션이 주목받고 있다.

LG전자는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냉각수 분배 장치(CDU)를 활용해 칩을 직접 냉각하는 액체 냉각 설루션, 초대형 냉방기인 칠러를 이용해 데이터센터 내부 온도를 낮추는 공기냉각 설루션 기술 개발과 공급 확대에 전사적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주력 사업인 가전과 TV가 경쟁 심화와 수요 정체로 고전하면서 B2B(기업간거래) 사업인 HVAC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6월에는 수천억 원을 들여 노르웨이의 온수 설루션 기업 OSO를 인수했고, 지난달에는 500억 원을 투자해 경남 창원시에 차세대 HVAC 기술을 개발 거점인 연구센터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HVAC뿐 아니라 전장(자동차 전자장치), 로봇 등 B2B 사업에도 공들이고 있다. LG전자는 인도법인 IPO를 통해 확보한 1조 8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지분투자, 인수합병 등 미래 성장 차원의 투자 동력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