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MS 등 내년 투자 늘린다, 600조→740조…삼성·SK 실적 청신호

8대 CSP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올해 투자 61% 증가
엔비디아 차세대 전환·ASIC 투자…메모리 수요 확대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SUMMIT 2024에 엔디비아 GB200 그레이스 블랙웰 슈퍼칩과 SK하이닉스의 HBM3E가 전시돼 있다. 2024.11.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전 세계 인공지능(AI) 확산을 주도하는 글로벌 8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의 내년 자본지출(CAPEX) 5200억 달러(약 740조)를 넘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이는 올해보다 24% 늘어난 것으로 데이터센터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의 실적 전망에 또 하나의 파란불이 켜졌다.

14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구글, AWS, 메타, MS, 오라클,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 등 글로벌 8대 CSP의 올해 총투자액은 4200억 달러(약 600조 원)를 돌파할 전망이다. 이는 2023년(1627억 달러)과 2024년(2609억 달러)의 합계와 비슷하며, 전년 대비 61% 증가한 규모다.

엔비디아 시스템 수요 폭증…차세대 메모리 채용량↑

주요 CSP의 투자 대부분은 AI 데이터센터 증설에 쓰인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는 막대한 컴퓨팅 파워와 데이터 저장공간이 필요하고, 이에 따라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의 고성능 AI 서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CSP들은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더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들의 데이터센터에는 엔비디아의 GB200/GB300 랙 시스템이 주요하게 구축될 전망이다. 엔비디아 GB200 및 GB 300에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탑재돼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이는 이미 실적으로도 확인된다. 엔비디아에 가장 많은 HBM을 공급하는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역대 최대인 23조 467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16조 6534억 원에 달해 연간 영업이익 경신이 확정적이다.

삼성전자는 경쟁사 대비 지연됐던 HBM 공급이 본격화하고, HBM 생산 확대로 공급이 부족해진 범용 D램 가격도 상승하면서 올해 3분기 12조 1000억 원의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에도 10조 원대 영업이익을 전망한다.

CSP들이 내년 하반기까지 GB300 랙에서 엔비디아의 루빈 VR200 랙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데 따른 수혜도 예상된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인 루빈 R200에는 6세대 HBM(HBM4)이 탑재된다. 블랙웰 B200 대비 메모리 용량도 192GB에서 288GB로 늘어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 연말까지 HBM4를 양산할 계획이다.

구글, AWS 등 주문형 반도체 투자 확대로 메모리 수혜

GPU 기반의 서버뿐 아니라 각 CSP가 자사의 서비스를 최적화하기 위해 주문형 반도체(ASIC) 투자를 확대하는 점도 긍정적이다. ASIC는 다양한 용도에 활용할 수 있는 GPU와 달리 AI 연산에 특화된 반도체로 구글, MS, 메타 등은 반도체 기업들과 협업해 독자적인 ASIC를 설계·생산하고 있다.

구글은 브로드컴과 협력해 학습에 최적화된 플랫폼인 '텐서 프로세싱 유닛'(TPU) v7p(아이언우드)를 개발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TPU v6e(트릴리움)의 후속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트렌드포스는 구글의 TPU 출하량이 내년까지 연평균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AWS의 ASIC 출하량은 올해 두 배 이상 증가하고, 내년에도 20% 증가할 전망이다. 메타 역시 HBM을 탑재한 MTIA v3를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 ASIC에도 고성능, 고용량 메모리가 필수로 탑재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공급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데이터센터향 투자 및 ASIC 수요 증가에 따른 HBM 시장 규모 확대는 실적 추정치 상향으로 이어지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