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취임 5주년, 美 관세·中 추격 '현대 웨이' 정면 돌파

글로벌 빅3 진입…폭스바겐 제치고 영업이익 글로벌 2위 도약
미래 모빌리티 주도…美 관세·中 경쟁 가열 '과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 전시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2021.6.9/뉴스1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이 14일 취임 5주년을 맞는다. 2020년 10월 회장으로 취임한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빅 3' 완성차그룹으로 성장시키고, 전동화 등 미래 모빌리티 선두로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최대 시장인 미국의 고율 관세와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는 정 회장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14일 취임 5주년…글로벌 빅3 도약 이어 영업익 2위 달성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14일 취임 5주년을 맞는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는 지난 2020년 10월 14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당시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회장으로 선임했다. 수석부회장 선임 이후 2년 1개월 만이다. 정의선 회장은 정주영, 정몽구에 이어 현대차그룹 3대 회장에 오르게 됐다. 아버지인 정몽구 당시 회장은 그룹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올해 창간 100주년을 맞은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 뉴스는 올해 8월 정 회장과 정주영 창업회장, 정몽구 명예회장 등 현대차그룹 3대 경영진을 자동차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로 선정했다.

매체는 정의선 회장에 대해 "글로벌 감각과 유연한 사고로 수직적 기업 문화를 탈피해 자유롭고 창의적인 조직 문화를 도입했고, 글로벌 인재를 적극 영입하고 외국인 CEO를 임명하는 등 파격적인 인사 정책을 펼치고, 제네시스 브랜드 출시와 상품 혁신을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글로벌 빅 3 완성차그룹으로 도약했다. 2022년 처음으로 글로벌 판매 3위를 기록했고, 현재까지도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실적도 크게 성장했다. 정 회장 취임을 기점으로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2019년 3조6000억 원에서 2025년(추정치) 13조 원으로, 기아는 같은 기간 2조 원에서 12조 4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현대차·기아의 올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폭스바겐그룹을 제치고 글로벌 2위까지 상승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품질과 기술력에 대한 호평도 이어졌다. 2022년 현대차 아이오닉 5를 시작으로 2025년 기아 EV3까지 4년 연속 세계 올해의 자동차를 수상했다. 올해 전 세계에서 받은 글로벌 어워드만 25개다. 차량 안전성, 친환경성, 고성능, 디자인, 브랜드 경쟁력 등 모두 최고 수준 평가를 받았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을 자동차 회사에서 전동화, 소프트웨어 중심 차(SDV), 수소, 로봇,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모빌리티 그룹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 밖에 고려대 '정몽구 미래의학관'을 개관하며 국내 첫 민간 주도 전 주기 백신 개발 거점 마련하고, 미국 '현대 호프 온 휠스' 운영 등으로 글로벌 사회공헌에도 앞장서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6일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2025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2025.1.6/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美 25% 관세·中 전기차 거센 경쟁 '과제'…정의선, 위기 정면 돌파 의지 강조

이 같은 성과에도 정 회장 앞에 놓인 과제도 만만치 않다.

최대 현안은 미국 관세다. 미국 정부는 지난 4월부터 한국산 수입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최대 경쟁국인 일본과 유럽의 관세가 15%로 인하하면서 현대차그룹은 가격 경쟁력 약화 등 부담이 큰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차량 판매가격 인상을 억제하며 부담해야 할 분기 관세 비용만 2조 원 이상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관세 리스크 해소를 위해 현대차의 미국 생산 비율을 2030년 80%까지 확대하고, 수요가 높은 하이브리드차를 8종에서 18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전기차 분야 선두 주자로 나선 중국 업체와의 경쟁도 부담이다. 비야디(BYD) 등 중국 전기차 업체는 자국 정부의 대폭 지원과 막대한 투자로 전동화 경쟁력을 높였다. 미국을 제외한 유럽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현대차그룹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 회장은 위기를 '현대 웨이'(Hyundai way)로 정면 돌파할 계획이다. 그는 올해 초 열린 그룹 신년회에서 현재의 위기를 '퍼펙트 스톰'에 비유하며 "우리는 항상 위기를 겪어왔고, 훌륭하게 그 위기들을 극복했고, 위기 이후에 오히려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어느 때보다 이순신 장군과 같은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