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사이니지, 2030년 시장규모 58조…삼성·LG, TV 구원투수

옥외 광고 넘어 맞춤형 설루션 제공 등 시장 확대 나서
삼성 자동차, LG 축구장…B2B 중심 글로벌 사이니지 공략 본격화

삼성전자가 글로벌 자동차 기업 '도요타(TOYOTA)'의 디지털 매장 구축에 스마트 사이니지 23,000대를 공급했다고 29일 밝혔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스마트 사이니지를 공급한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위치한 '도요타(TOYOTA)' 매장 모습.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29/뉴스1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새로운 제품과 설루션으로 글로벌 '사이니지(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오는 2030년에는 사이니지 시장 규모가 58조 원대로 커질 전망이어서 TV 사업 부진을 메울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사이니지는 옥외 광고판, 메뉴판 등 아날로그 간판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현재 AI·클라우드·AR 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융합하며 서비스형 플랫폼(SaaS) 기반 비즈니스로 발전, 미래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시장이 연평균 7~10%대 성장률로 2030년까지 급성장한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기존 TV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사이니지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장에 집중하는 이유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각각 글로벌 사이니지 시장에서 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어 사이니지가 차세대 먹거리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옥외 광고 넘어 맞춤형 설루션 제공…2030년 시장 규모 58조 전망

1일 업계에 따르면 사이니지 산업은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설치나 운영, 콘텐츠 등으로 수익을 넓힐 수 있어 B2B 시장에서 차세대 먹거리로 꼽힌다. 특히 광고 시장 확장과 맞물려 시장 성장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마켓리서치 리포트에 따르면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 규모는 2025년 276억 6000만달러(약 39조 원)에서 2030년에는 414억 1000만 달러(약 58조)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예측기간 중(2025~2030년) 연평균 성장률(CAGR)은 8.4%에 달한다.

시장 성장의 주요 동력은 하드웨어 비용 하락, 스마트 시티 이니셔티브, AI·IoT·클라우드 기반 설루션의 확산, 대화형 및 개인화된 콘텐츠 수요 증가 등이다.

이를 통해 과거 단순 옥외 광고 수준에 머물렀던 사업 영역이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실시간 데이터 분석, 맞춤형 광고, 교육, 의료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디지털 광고와 정보 전달 수단으로서 사이니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산업은 단순한 디스플레이 공급을 넘어서 플랫폼 기반의 서비스와 맞춤형 설루션으로 B2B 시장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과거에는 설치된 옥외 광고를 소프트웨어로 관리했지만 최근에는 클라우드 기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모델이 확대되면서 여러 곳에 흩어진 기기 운영 상황을 한눈에 모니터링하고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제어·관리할 수 있다.

SaaS 모델은 인터넷을 통해 클라우드 기반의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모델로, 사용자가 소프트웨어를 직접 설치하거나 관리할 필요 없이 웹 브라우저나 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접속해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이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의 매직인포(MagicINFO), LG전자의 webOS가 있다.

이를 기반으로 사이니지 사업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상업용 디지털 디스플레이 설루션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주요 고객도 소매점, 쇼핑몰, 공공기관, 교통 시설, 병원, 교육 기관, 기업 사무실 등 다양한 산업군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LG전자가 스페인 프로 축구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홈구장 리야드 메트로폴리타노에 초대형 리본보드를 공급하며, 경기장에 최적화된 제품과 혁신 관리 솔루션으로 글로벌 사이니지 시장 리더십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사진은 리야드 메트로폴리타노 최상단에 설치한 2000m2 규모의 초대형 리본보드. (LG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삼성 자동차·LG 축구장…B2B 중심 글로벌 사이니지 공략 본격화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성장하는 글로벌 사이니지 시장에서 각자의 전략에 맞춰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17년 연속 세계 사이니지 시장 점유율 1위(38.8%)를 바탕으로 자동차 기업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만 한국, 독일, 프랑스,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튀르키예, 카자흐스탄 등 40개 국가 1250개 도요타 전시장에 스마트 사이니지를 공급한 데 이어 최근 스마트 사이니지 약 2만 3000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또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전자는 향후 북미, 중남미, 아시아 등 새롭게 문을 여는 도요타 매장에도 스마트 사이니지를 지속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도요타 전 지점의 매장 디스플레이를 관리자가 실시간으로 손쉽게 원격 관리할 수 있는 설루션인 '매직인포'도 제공해 효율적인 서비스 관리를 유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외에도 제조, 설계, 전시장 등 자동차 산업 전반에 활용되는 디지털 사이니지를 공급하며 시장을 선도 중이다. 미국 미시간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미국 기술 연구소(HATCI)의 디자인 센터에도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더 월' 등을 공급해 자동차 디자인 개발 및 설계에 활용하고 있다. 미국 럭셔리 전기차 브랜드 '루시드 모터스'의 디자인 개발과 검토를 진행하는 디자인 스튜디오에도 '더 월'을 설치했다.

글로벌 사이니지 시장 점유율 2위 LG전자(23~26%)도 일찌감치 수주전에 나서며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스포츠 경기장에 최적화된 디스플레이 설루션 공급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스페인 프로 축구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홈구장에 사이니지 일종인 초대형 리본보드(띠 전광판)를 공급하고, 경기장 입구, VIP 및 선수 입·퇴장 통로, 프레스센터, 관객 대기 장소 등 주요 구역에 총 3000㎡ 이상의 디지털 사이니지를 설치했다.

LG전자는 이외에도 글로벌 약 200개 국가에서 초대형 스타디움부터 소규모 연습장까지 다양한 스포츠 시설에 사이니지를 공급하고 있다. LG전자는 상업용 디스플레이를 운영·관리하는 소프트웨어 설루션을 모은 'LG 비즈니스 클라우드' 플랫폼도 제공해 원격 관리와 맞춤형 콘텐츠 배포 등 상업용 디스플레이 관리 기능을 통합해 편의성도 높였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