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030년 車반도체 10% 국산화"…현대모비스 "생태계 구축"
제1회 車 반도체 포럼…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 총출동
현대모비스, 반도체 표준화 추진·연구개발 지원
- 박주평 기자
(성남=뉴스1) 박주평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그룹이 오는 2030년 완성차에 채용되는 반도체의 10%를 국산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012330)는 이를 위해 팹리스(반도체 설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패키징 등 모든 공급망 내 기업들과 유기적인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혁준 현대차 전자부품구매실장은 29일 경기 성남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호텔에서 열린 제1회 현대모비스 차량용 반도체 포럼 'Auto Semicon Korea'(이하 ASK)에서 "국내 반도체 회사는 글로벌 회사 대비 경쟁력이 열세이고, 그로 인해 비즈니스 기회가 제한되고 완성차 채용이 한정된다"며 "이런 악순환을 선순환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2030년 기준 반도체 국산화 10% 목표를 수립했다"고 밝혔다.
이어 "2026년까지 당사 요구 사항을 기반으로 하는 대상 소재를 선정하고 반도체 회사 개발 역량을 분석해 전략적으로 매칭하겠다"며 "2028년까지는 반도체 소자 품목군을 다양화해 라인업을 확보하고 사업성을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내연기관 차량의 경우 1대당 반도체가 200~300개 들어간다. 전기차는 800~1000개, 자율주행차는 2000개 이상의 반도체가 필요하다.
지난해 전 세계 100대 차량용 반도체 기업 중 국내 기업은 5개사만 이름을 올렸고, 이들의 전체 시장 점유율은 3~4% 수준이다.
현대모비스를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완성차가 안정적 수요 창출로 생태게 토양을 뒷받침하고 모비스가 완성차와 반도체 회사의 틈새를 효율적으로 메워나가면 팹리스, 디자인 하우스, 파운드리, 패키징 등 설계와 제조 전 공정과 영역에 걸쳐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협업하는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가 국내에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포럼을 통해 차량용 반도체 산업이 확실한 제조 경쟁력과 지속가능한 생태계 갖추는 미래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올해 처음 열리는 ASK에는 이규석 사장,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을 비롯해 LX세미콘, SK키파운드리, DB하이텍, 글로벌테크놀로지 등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급 임원 80여 명이 참석했다.
민간 기업들이 차량용 반도체산업 공동 대응을 위해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량용 반도체는 유럽과 북미 등 외국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인데, 이를 개선하고자 국내 기업들이 자생적으로 밸류체인을 형성에 나선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국내 차량용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티어1 부품사로서 완성차와 반도체 기업을 연결하는 전략적 위치에 있다. 또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팹리스이자, 공급망 관리자로서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이규석 사장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차량용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수급하기 위해 국내 기반 확보와 자립이 필요하다는 점을 절실하게 느꼈다"며 "차량용 반도체 수요와 복잡성이 증가하는 지금이야말로 반도체 생태계를 빠르게 구성해 도약할 최적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의 환영사에 이어 △국내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 조성의 필요성 △모빌리티 핵심 반도체 국산화 방안 △협력 체계 구축을 위한 기술 방향성 등 다양한 주제의 발표와 토의로 이어졌다.
차량용 반도체는 개발 과정이 길고, 품질인증 절차가 엄격해 신규 업체의 진입장벽이 높다. 소비자용 반도체보다 혹독한 주행환경을 견딜 수 있는 내구성과 신뢰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 반도체사업담당 박철홍 전무는 차량용 반도체의 표준화를 통해 제품 종류는 줄이고, 생산 수량을 확대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기존에 개발된 소비자용 반도체를 기반으로 차량용 반도체를 개발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차량용 반도체가 모바일 반도체와 달리 한 제품을 5~6년 장기 공급할 수 있고, 향후 로보틱스 등 미래 모빌리티 반도체 시장과 연계될 수 있다는 장점도 강조했다.
현대모비스는 전기차 주행거리를 좌우하는 전력반도체와 핵심부품을 통합 개발하면 이를 각각 개발할 때보다 최대 2년 가까이 연구개발 속도를 단축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어기에 탑재하는 각종 시스템반도체도 마찬가지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전원, 구동, 통신, 센서, 데이터 처리용 반도체 등 자체 개발한 총 16종의 반도체를 외부 파운드리를 통해 양산하며, 수량으로 2000만개에 이른다.
현대모비스는 연 1회 포럼을 정례화하고, 내년부터는 스타트업이나 기존 반도체 유관기술 보유 기업의 신규 참여를 독려하기로 했다. 관련 협회와 주요 기관에도 문호를 넓힌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포럼을 계기로 생태계 구축에 참여하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최근 반도체 연구개발 프로세스가 국제표준 ISO 26262 인증을 획득하며 설계부터 품질관리 전 과정에서 확보한 연구개발 노하우를 협력사들과 적극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ASK에 참여한 기업 중 글로벌테크놀러지와 동운아나텍이 현대모비스와 이미 공동 개발을 마치고 차세대램프와 구동반도체 양산을 앞두고 있다. 두 회사는 각각 TV와 모바일 반도체 전문 팹리스사로 최근 모빌리티 분야로 입지를 넓혔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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