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K2 전차, 한화에어로 K9 자주포…K-방산, 중동 수출 신화 가시권

현대로템, K2 수출시 9조 잭팟…한화, K9에 레드백 수출 협상
현지 법인에 JV설립 검토…국방장관, 순방 측면지원

K2전차 운용 기본과정에 참가한 폴란드군 교육생이 전차포를 실사격하고 있다(자료사진. 육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18/뉴스1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K-방산'이 제2의 중동 신화를 쓸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로템은 중동의 한 국가와 K2 전차 수출 계약을 목전에 두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구매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이어지면서다.

국내 방산업계는 현지 방산 생산 역량을 강화하는 중동 국가들의 기조에 맞춰 현지 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정부도 수출 상대국과의 접촉면을 넓혀나가며 방산 수출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중동, K2 전차·K9 자주포 도입 검토

2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중동 A 국가와 K2 전차 공급 협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K2 전차 180대를 포함해 전차 261대를 수출하기로 한 폴란드와의 2차 이행계약과 규모가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약 9조 원 정도로 추산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사우디아라비아에 K9 자주포와 레드백 장갑차 등을 수출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사우디는 현재 지정학적 위기와 기존 무기 노후화에 따라 대대적인 무기 교체 사업을 예고했다. 특히 지상 무기 교체 의지가 강하다는 후문이다.

최근 한화에어로는 사우디 리야드에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총괄법인을 설치한 데 이어 사우디 국가방위부와의 합작법인(JV) 설립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방산업계는 올해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와 대규모 수출 계약을 체결한 여세를 이라크나 사우디 같은 중동 국가들로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중동은 수년 전부터 국내 방산업계의 주요 시장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2년 아랍에미리트, 2023년 사우디아라비아, 지난해 이라크까지 잇따라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II를 도입했다. 지난해에는 이라크와 첫 헬기 수출 계약도 체결했다.

K-9자주포가 사격을 실시하고 있다. (자료사진. 해병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25/뉴스1
"미국 신뢰도 하락, 유럽 역외 대응 불가…K-방산에 기회"

중동 국가들은 그동안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 방산 무기를 선호했다. 산유국으로서의 구매력을 바탕으로 가격보다는 무기 체계 신뢰도를 주로 따졌던 결과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2020~2024년 5년간 중동 무기 시장 점유율은 미국 52%, 이탈리아 13%, 프랑스 9.8%, 독일 7.6% 등이다.

하지만 최근엔 이런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백종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대외 신뢰도 하락에 따라 역내 방산 기반을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유럽은 역내 시장 확대로 역외 수요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한국 방산이 중동 내 영향력을 확대할 절호의 기회"라고 밝혔다.

중동 국가들의 역내 방산 기반 육성 기조에 따라 국내 방산 업계도 현지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화에어로뿐만 아니라 LIG넥스원은 중동 지역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우디 현지 사무소를 확장한 바 있다.

정부도 중동 국가와의 접촉을 확대하며 방산 수출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양국 간 방산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안 장관은 압둘라 빈 반다르 사우디 국가방위부 장관을 만나 K-방산의 우수성을 설명하며 양국 간 호혜적인 방산 협력을 적극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안 장관은 사우디에 이어 이라크도 찾았다. 이라크 국방부는 "(안 장관의) 이번 방문은 양국의 방위 및 군사 분야 협력 강화를 목표로 하는 공식 회담을 포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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