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닉 계속 날까…'반도체 풍향계' 마이크론 실적 주목

마이크론, 업계서 가장 먼저 실적 발표…기대감에 최고가 경신
범용 D램 공급부족 전망…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급등 흐름

삼성전자가 1년 1개월만의 ‘8만전자’ 고지에 오른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모니터에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2.9% 오른 8만 500원에 마감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2025.9.1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신고가를 갈아치우면서 '반도체 풍향계'로 불리는 미국 마이크론 실적에 관심이 쏠린다. 마이크론이 시장의 기대를 넘는 실적과 전망을 내놓는다면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도 추가 상승 동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 사상 최고가 경신 "내년 D램 공급부족"

2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오는 23일(현지시간) 2025 회계연도 4분기(6~8월) 및 2025 회계연도 전체 실적을 발표한다.

마이크론은 주요 반도체 기업 중 가장 먼저 분기 실적을 발표해 반도체 풍향계로 불린다. 마이크론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지난 18일 장중 170달러를 넘으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증권가에서는 마이크론의 4분기 매출을 전년 동기보다 48% 증가한 111억2000만 달러(약 15조4500억 원)로 예상한다. 조정 주당순이익도 2.78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마이크론이 제시한 4분기 매출 전망(112억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2.85달러)과 비슷한 수준이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11일 D램 부문의 가격 상승과 견조한 실적을 반영해 당초 제시했던 4분기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바 있다.

멜리사 웨더스 도이치뱅크 애널리스트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상당한 비트 용량을 흡수함에 따라 내년까지 D램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공급 부족은 견조한 평균 판매 가격(ASP) 상승으로 이어져 총이윤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D램뿐 아니라 공급 과잉으로 침체했던 낸드플래시 시장도 부활 조짐을 보인다. 주요 기업들의 감산에 더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서 스토리지를 고성능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로 교체하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8만전자' 진입, SK하닉 사상 최고가…추가 동력 분기점

이런 긍정적인 업황 전망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연일 상승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일 종가 기준 6만7600원이었지만 연일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지난 18일에는 13개월 만에 8만 원대로 진입해 8만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 역시 25만 원대에 머물다가 이달 급등하면서 사상 최고가 경신하고 지난 18일 35만5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증권사들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일제히 상향했다. 대신증권은 AI 확산에 따른 실수요 증가와 제품 다변화를 주가 상승의 원인으로 분석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9만 원, 40만 원으로 상향했다.

대신증권은 "4분기 범용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10% 내외 오를 것"이라며 "공급 병목으로 고객 수요가 단기에 소화되기 어려워 업체들의 가격 협상력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SK증권(7만7000원→11만 원), 하나증권(8만4000원→9만5000원), 미래에셋증권(8만8000원→9만6000원) 등도 삼성전자 목표가를 상향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AI보다 불투명한 범용 메모리 수요 불확실성으로 설비증설이 제한된 상황에서 내년 D램과 낸드 수요는 확대될 것"이라며 "HBM4에 잠식된 D램 생산 용량을 감안할 때 IT 수요가 반등할 경우 공급난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간 AI 호황에 따른 수혜가 HBM 시장을 장악한 SK하이닉스에 집중됐는데, 범용 D램의 공급이 부족해지며 가격이 오른다면 점유율이 가장 높은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다음 주 발표될 마이크론 실적과 전망은 이런 기대의 실체를 확인할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앞서 마이크론이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을 때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동반 상승한 바 있다.

마이크론은 지난 6월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에 6세대 HBM(HBM4) 샘플을 제공하고 인증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추가 진전된 내용을 발표할지도 주목된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