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V 판매 확대, 관세 여파 현실화"…현대차 美 판매가 연중 최고

현대차그룹 8월 ATP 3.9만달러…4월 대비 1363달러 상승
고가 HEV 판매 늘어…가격 인상 최소화 한계 봉착

현대자동차의 중형 SUV 싼타페. (현대차·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25/뉴스1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지난 8월 현대차그룹의 미국 평균 거래 가격(ATP)이 3만9000 달러를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차(HEV) 등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의 차가 많이 팔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4월 25% 관세 적용 이후 인센티브 축소와 생산 효율화 등으로 억눌렀던 가격 인상 최소화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17일 자동차 시장조사 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8월 ATP는 3만9037 달러(약 5388만 원)로 전월 대비 1.3% 상승했다.

이는 올해 월간 ATP 최고치로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25%를 적용하기 시작했던 4월 당시와 비교하면 3.6% 오른 수준이다. 금액 차이는 1363 달러(약 188만 원)다.

ATP는 제조사의 권장소비자가격(MSRP)과 달리 실제 시장에서 거래된 평균 가격을 뜻한다. 인센티브와 할인, 수수료 등이 반영된 것으로 소비자가 지불한 평균 가격을 의미한다.

현대차그룹의 ATP 상승폭은 업계 평균치보다도 높았다. 8월 미국 완성차 업체의 ATP는 전월 대비 0.5% 상승한 4만9077 달러(6773만 원)를 기록했다. 4월과 비교해도 현대차그룹의 상승폭은 업계 평균(0.8%)의 4배 이상이다.

경쟁사인 일본 도요타그룹의 8월 ATP는 4만5164 달러로 4월 4만5667 달러 대비 1.1% 감소했다.

현대차그룹 브랜드별 8월 ATP는 △현대 3만8218 달러(5274만 원) △기아 3만7443 달러(5168만 원)△제네시스 6만4766 달러(8940만 원)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는 연중 최고치며, 제네시스는 4월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업계는 상대적으로 판매가가 높은 하이브리드차(HEV) 등 판매가 늘면서 ATP 역시 상승했다고 봤다.

실제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는 지난 8월 미국서 18만대에 가까운 17만9455대를 판매하며 월간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판매 실적은 HEV를 중심으로 친환경차가 견인했다. 친환경차 판매는 4만9996대로 전체의 27.9%에 달했다. HEV 판매는 전년 대비 59.1% 증가한 3만3894대를 기록했다. 전기차도 1만6102대 팔리며 역대 월간 최다 판매로 집계됐다.

관세 비용 전가 억제 역시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정부는 지난 4월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25% 품목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재고 물량 활용과 현지 생산 확대 등을 통해 관세 부담으로 차량 가격이 인상되는 것을 최소화했다. 하지만 관세 부과 4개월이 지나면서 재고 물량이 바닥나면서 가격 인상을 억제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기아는 4월 이후 일부 연식 변경 차종에 대해서는 200달러 미만으로 소폭 가격 인상을 했으나, 관세 등을 이유로 판매가를 전격 인상하지는 않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말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하향 조정하기로 합의했으나, 협상 세부 내용을 두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관세 인하 시행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한국보다 약 일주일 먼저 협상을 타결한 일본은 미국 측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면서 16일(현지시간)부로 자동차 관세가 15%로 인하됐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