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 비자 문제 없다고 했는데…출장 나가는 것 두렵다"

美 구금 한국인 가족들 "믿기지 않아…무사귀환 다행”
"추방 아닌 자진출국 다행…함께 추석 보내고 싶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한국인 근로자 316명 등 미 이민 당국에 의해 구금됐다 석방된 총 330명의 근로자를 태운 대한항공 전세기가 이륙하려 하고 있다. 2025.09.11.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인천공항=뉴스1) 박기범 권진영 윤주현 송송이 유채연 기자

단기 상용(B-1) 비자 문제없다고 했는데, 출장 나가는 게 두려워요.

12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미국 이민 당국에 의해 체포·구금됐다 풀려나는 남편을 기다리던 최 모 씨(30대·여)는 이날 뉴스1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최 씨 남편은 LG에너지솔루션 협력업체 직원으로 미국 현지에 B-1 비자를 받아서 갔다고 한다. 최 씨는 "B-1 비자는 장비 설치 등의 업무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B-1 비자면 (비즈니스를) 허용한다고 알고 있는데 상황이 이렇게 됐다"고 전했다.

이날 아들을 맞이하기 위해 현장에 온 이 모 씨(70대) 역시 "일하는 비자가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들이 구금·체포된 데 대해 "갑갑하다"고 말했다. 이 씨의 아들 역시 협력업체 소속으로 이번에 3개월 일정으로 출장을 갔다고 한다.

이 씨는 "(아들이) 출장을 자주 간다. 6개월씩 있다가도 오고, 1~2년 있을 때도 있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이제는 나가는 것(출장)이 두렵다"고 했다.

동료를 맞이하기 위해 인천공항에 온 차 모 씨(40대)도 "B-1 비자를 받아서 합법적으로 갔는데도 구금됐다"며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 믿기지 않았다. 자주 있는 일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날 이들은 가족의 무사 귀환에 안도의 목소리도 냈다.

최 씨는 "추방이 아니라 자진 출국이라서 다행"이라고도 했다. 앞서 조현 외교부 장관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 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난 뒤 "근로자들이 다시 미국에 들어가 일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확약을 받았다"고 밝혔다.

최 씨는 "초등학생 아이들이 아빠 언제 오냐고, 감옥 갔는데 아빠는 죄가 없지 않냐"고 묻는다며 "남편이 추석까지는 쉰다는데 평소에 같이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했으니 같이 밥 먹으러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장인어른을 위해 대형 피켓까지 준비한 윤다운 씨(40대)는 "(귀국) 소식을 듣고 장모님과 함께 출발했다"며 "걱정을 많이 했지만, 장모님이 아버님과 통화한 후 밝아지시고 얼굴도 좋아져 가족들도 맘을 놓았다"고 했다.

미국 이민 당국에 의해 체포·구금됐다 풀려난 한국인 316명은 이날 오후3시 30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