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라이벌 라인메탈 '육해공 원스톱'…"EU 방산 독식할라"

파페르거 CEO "조선소 인수 계획"…'지상 중심' 탈피
시장 확대·블록화 대응…K-방산 "메이드 인 나토"

독일 방산기업 라인메탈이 생산하는 판터(Panther) 전차(자료 사진) 2022.06.14.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유럽 최대 방산업체 라인메탈이 '육해공 원스톱'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한다. 기존 지상 방산 위주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확대하는 유럽 방산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취지다.

이는 라이벌로 꼽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의 전략과 유사한 사업구조이기도 하다. 유럽 방산 블록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유럽 대표 방산 기업이 몸집 불리기에 나서면서 국내 업계의 현지 진출도 보다 가속화할 전망이다.

라인메탈, 獨 조선업체 뤼르센 인수 추진…"원스톱 서비스 제공"

14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아르민 파페르거 라인메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유럽 방위 수요에 대응, 원스톱 공급하기 위해 조선업 진출을 포함한 여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라인메탈은 독일 브레멘에 본사를 둔 독일 조선업체 뤼르센을 인수하기 위해 소유주 측과 협상하고 있다. 라인메탈은 록히드 마틴과의 파트너십을 구축, 항공 방어 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한 바 있다.

여기에 군함 건조 능력까지 갖추게 되면 육해공 토탈 설루션을 구축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파페르거 CEO는 "우리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육군에서 했던 것처럼 해군에서도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라인메탈의 이 같은 행보는 과거 지상 방산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탈피하고 해양·항공 방산 능력을 강화해 업계 내 영향력을 유지·강화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래전 양상이 지상과 해양, 공중, 사이버, 우주 등 다영역 작전으로 진화하고 있어 전 영역을 아우를 포트폴리오 구축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 방산 선도 업체로 꼽히는 한화에어로의 사업 전략이기도 하다.

최근 유럽연합(EU)이 방위비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도 라인메탈의 포트폴리오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위험 증대, 미국 트럼프 정부의 방위비 분담금 증대 요구 등으로 재무장 정책을 펴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지난 6월 북미와 유럽 간 집단 방위 조약기구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향해 국방 관련 지출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5%까지 늘리라고 압박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달 들어 무기 공동구매 대출제도인 세이프(SAFE) 예산 1500억 유로(약 244조 원)의 배분 계획을 발표하는 등 재무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 최대 방산업체인 라인메탈이 역량 강화에 나서면서 확대하는 유럽 시장을 공략해 온 국내 방산업계의 현지화 움직임도 보다 가속화할 전망이다. 세이프 기금 지원 대상을 '부품 65% 이상을 회원국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한정하는 등 '바이 유러피언' 기조가 강해지는 것도 현재화에 속도를 내는 배경이다.

한화에어로의 경우 폴란드에 수출하는 천무의 현지 생산 비중을 높여나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라인메탈 안방인 독일에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로템(064350)은 K2전차 수출 물량 일부의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했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047810)은 현지에 전투기 MRO(유지·보수·정비) 센터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방산업계의 수출 확대를 위해선 현지화 전략이 보다 절실해진 상황"이라며 "'메이드 인 나토'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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