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한국으로"…반려동물 심장 수술 5년, 치료기술 '일취월장'
넬동물의료재단, 심장·신장의학 치료기술 세미나
-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한국에서 반려동물 심장 수술(개심술)을 시행한 지 이제 5년입니다. 치료기술이 점점 발전하면서 그 결과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일본이랑 다른 점을 알아보기 위해 동물병원들이 모이게 됐습니다."
엄태흠 안양 넬동물의료센터 심장센터장은 지난달 31일 코엑스마곡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VCRS 동물 심장·신장의학 최신 치료기술 세미나' 개최 취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수의계 등에 따르면 사람 의료에서는 개심술을 많이 적용하고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체구가 작은 동물 의료에서는 아직 개심술이 활성화돼 있지 않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 반려동물 개심술이 속속 성공하면서 보호자들 사이에서도 "강아지 심장병 수술을 받으러 일본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가 돌 정도로 의료기술이 일취월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심장과 신장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최신 지견에 관한 정보를 공유했다.
오전 강연에 나선 김응래 부천세종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진료과장은 '심장수술의 기초 : 체외순환과 심근보호 전략'을 주제로 사람에서의 개심술 원리를 수의학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
엄태흠 심장센터장은 한국의 이첨판막폐쇄부전증(MMVD) 증례 및 성공률을 공개했다. 특히 개심술 대상이 되는 환견에 대해 설명하며 "각 국가별 선호 품종이 다르기 때문에 견종별로 수술 성공률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손성지 넬동물의료센터 원장의 사회로 김응래 과장과 엄태흠 심장센터장, 배우람 원장이 패널 토의에 참가해 외과적 치료에 대한 의견을 나눠 호응을 얻었다.
오후에는 내과적 치료에 대한 강연이 이어졌다.
안운찬 스마트동물병원 신사본원 내과원장이자 혈액투석센터장은 신장 투석을 해야 하는 환견·환묘에게 혈액량을 어떻게 맞추는지, 마취 및 중심정맥관(c-line) 접근에 한계가 있는 심장 질환과 급성 신부전의 경우 신장 투석을 어떻게 적용할지 등을 질병 치료 사례를 들어 언급했다.
김예원 구리 더케어동물의료센터 심장신장내과 원장은 이뇨제 적용팁을 소개했다. 김예원 원장은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실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노하우를 공유해 주목받았다.
패널 토의는 김성수 VIP동물의료센터 성북점 원장을 비롯해 박국태 대구동물심장내과 원장, 손동주 넬동물의료센터 원장, 안운찬 원장, 김예원 원장 등이 참가했다.
이들은 반려동물 심장병과 신장병에서 신약 적용 방법, 마그네슘과 이뇨제 처방 등 질문을 받고 각자의 경험을 들어 치료 방법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성수 원장은 "환자 맞춤형 치료에서 '어떤 환자에게, 어떤 시점에, 어떤 치료가 최선인가'가 중요하다"며 "최고의 치료법만 찾기보다 환자를 조기에 진단하고, 병기에 맞는 치료를 적시에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로 다른 환자, 보호자의 상황을 고려한 치료 옵션들을 균형 있게 선택해 궁극적으로는 환자와 보호자의 삶의 질을 보존할 수 있는 '최선의 치료'에 더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100여 명의 수의사들이 모여 반려동물 심장·신장 치료 강연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세미나는 참석자를 모집한 지 3일도 안 돼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고 행사 관계자가 귀띔했다.
넬동물의료재단 관계자는 "당초 예정된 인원보다 몇 배가 넘는 인원이 신청해서 장소를 바꿨는데도 신청자를 다 받지 못했다"며 "더 많은 수의사들이 치료 경험을 공유해 수의학이 발전할 수 있도록 다음에는 더욱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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