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군 장관, 협상 직전 필리조선소 방문…'마스가' 협상타결 열쇠

백악관 예산관리국장도 동행…"트럼프, 방문결과 보고 후 타결 결정"
김동관 "현지 신규 조선소 건설 등 마스가 프로젝트 설명"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이 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방문해 기념촬영한 모습(한화 제공)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등 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한미 관세협상 타결 직전 한화 필리조선소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설명했고 방문 결과를 보고받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타결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1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펠란 장관, 보트 국장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방문했다. 이들이 필리조선소를 방문한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가 프로젝트를 포함한 관세 협상 타결을 발표했다.

미국 정부가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 정부는 1500억 달러 규모의 마스가 펀드를 포함, 3500억 달러(약 487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마스가는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란 뜻이다.

미 정부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보트 국장과 펠란 장관의 필리조선소 현장 방문결과를 보고 받고 관세협상 타결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화 측은 전했다.

펠란 장관과 보트 국장은 김동관 부회장과 데이비드 김 필리조선소 대표의 안내를 받아 주요 생산 현장을 함께 둘러보고 양국 조선업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김 부회장은 마스가 프로젝트와 관련해 "세계 최고 수준의 선박 설계·건조 능력을 보유한 한화가 필리조선소를 교두보로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설, 조선 인력 양성, 조선 관련 공급망 재구축, 선박 건조 및 유지보수(MRO) 등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또 중장기 사업전략과 투자 계획을 설명하며 미국 정부의 지원과 협조도 요청했다.

펠란 장관과 보트 국장은 필리조선소 트레이닝 아카데미에서 용접 기술을 배우는 훈령생을 만나 의견을 청취하는 한편,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가져 온 자동용접 설비도 유심히 살폈다.

보트 국장은 "한화가 필리조선소에서 진행하는 투자와 활동들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현지에서 오래 근무한 직원들과 좋은 파트너십을 만들고 있는 점도 높이 평가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펠란 장관은 "이곳 필리조선소에서 어떤 투자가 이뤄지고 조선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지 직접 보는 게 중요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는 지난해 말 미 필리조선소 인수 이후 설비 투자, 현지 일자리 창출, 기술 이전 등 전방위적 개편에 나서고 있다. 한국식 생산관리 기법과 공정 최적화 시스템을 적용해 현재 연간 1~1.5척인 건조 능력을 2035년까지 10배로 끌어올린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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