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장남 컨설팅 회사 입사 "후계 수업? 본인이 원했다"

"주가 상승 좋아…HBM 공급 과잉 예측 불가능"
"구글 캠프 갈 수 있으면 갈 것…일정 맞을지 몰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7일 대한상의 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 = 대한상의) ⓒ News1 박기호 기자

(경주=뉴스1) 박기호 기자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장남인 최인근(30) 씨가 SK이노베이션E&S에서 퇴사하고 세계적인 컨설팅그룹에 입사한 데 대해 "밖에서 보면 후계 수업이다, 아니다 이야기하는데 본인이 원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지난 17일 오후 경상북도 경주시의 한 호텔에서 진행한 대한상의 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장남의 컨설팅 회사 입사는 직접 권유한 것이냐'는 질문에 "제가 아이를 기를 때 하는 것은 방목형"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인근 씨는 최근 맥킨지앤드컴퍼니 서울 오피스에 입사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선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최 회장은 "'이랬으면 어떻겠니' 정도는 하지만 자기가 '이것을 하겠다'고 그러면 자기 가슴이 따라가는 곳으로 인생을 살기를 원한다"고 소개했다. 최 회장은 "본인(장남)이 (컨설팅 회사 입사를) 원했다"며 "그래서 제가 '그래, 그럼 가라'고 한 것"이라고 했다.

"주가 상승, 경제 좋아지는 선순환 돌 수 있길 희망"

최근의 주가 상승 흐름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올라가면 좋다"며 "올라간 숫자가 시장에서 기업을 보는 바로미터의 척도가 된 것"이라고 했다. 불확실성 해소 등도 주가 상승의 요인으로 분석한 최 회장은 "그동안 많이 억눌려 왔었는데 모멘텀이 잘 돌아가서 주가도 오르고 자금 유입으로 투자를 많이 할 수 있고 경제도 좋아지는 선순환으로 돌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재계에선 최 회장의 구글 캠프 참여 여부에 관심이 많다. 글로벌 경영 전략에 대한 그림을 그리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올해 구글 캠프 참석 여부에 대해선 "갈 수 있으면 가보려고 한다"면서도 "일정이 맞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HBM(고대역폭 메모리)의 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된 데 대해서는 "상황에 대응책을 잘 가져가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지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레거시 반도체 제품과 AI형에 들어가는 반도체의 사이클이 다르다"면서도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예측이 쉽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RE100 하나만 고집 안돼…에너지 가격 맞으면 산단에 간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RE100 사업단지 로드맵에 대해서는 "제가 만난 RE100을 주도했던 빅테크는 모두 포기했다"며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이산화탄소 방출 최소화라는 공통된 목표를 위한 길 중 RE100은 하나인데 그 길만 고집하면 안된다"고 했다. 최 회장은 "환경 문제와 에너지 가격이 같이 합쳐져야 하는데 아직은 안 되고 있다"며 "가격이 맞으면 (RE100 산단에) 간다"고 말했다.

정부는 재생에너지만으로 공장을 가동할 수 있는 산업단지를 조성, 전력 수요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제주포럼에 이어 올해 역시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으로 AI 데이터센터 관련 에너지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 회장은 "여러 프로젝트를 런칭해서 하고 있다"며 다만 "AI 데이터센터가 아직 많이 없고 빅테크의 데이터센터도 미국에서 짓는 것은 자기들이 알아서 하는 것이기에 미국 바깥으로 나오는 물건은 우리도 대상으로 주로 삼고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여러 플레이어와 계속 협의하게 되는 것이고 언젠가 하나씩 (기회가) 열릴 것"이라며 "그렇게 반복하면 우리가 가장 좋은 에너지 공급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 관련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데 대해선 "늦었다고 보지만 그래도 아주 다행"이라고 평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7일 대한상의 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 = 대한상의) ⓒ News1 박기호 기자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