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뱅크' 최태원의 한일 경제연대 구상…왜 일본인가

경제 규모 1.8조 달러 韓·4.2조 달러 日…반도체와 소부장의 결합
"국제사회에서 규칙 추종자 벗어나 규칙 제정자로 목소리 낼 기회"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 5월 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선후보 초청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5.5.8/뉴스1 ⓒ News1 DB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한국과 일본의 경제연대는 6~7조 달러 시장을 확보하고 국제사회에서 규칙 추종자(Rule Taker)를 벗어나 규칙 제정자(Rule Setter)로 목소리를 낼 기회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모델로 제안한 '한일 경제연합'이 추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 회장은 일본과의 지리적·문화적인 접근성, 경제적 시너지 창출 가능 여부 등을 감안했을 때 같은 한자 문화권이자 반도체 경쟁력이 있는 일본을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멀고도 가까운 나라'의 대표격인 일본과의 연합이 성사되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선행 과제가 만만치 않아 보이지만 현실화하면 우리나라의 경제 영토가 확장되고 한일 경제연합이 글로벌 규칙 제정자로 거듭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태원, 일본과의 경제연대 제안…'시너지 효과' 주목

대한상의는 최근 최 회장이 밝혔던 구상을 분야별로 심층 연구, '새로운 질서 새로운 성장'이라는 제언집을 발간했다. 대한상의는 이 책을 정부, 국회, 대통령실 등에 전달하고 국정기획위원회의 '국민소통플랫폼'을 통해서도 제안했다.

26일 제언집에 따르면 최 회장은 발간사를 통해 "성장 제로의 우려에 직면해 있다"며 "새로운 정부와 함께 미래 한국경제의 성장 원천을 만들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에 대한 걱정과 고민도 고스란히 담았다. 최 회장은 "지금처럼 변화된 글로벌 지형에선 우리 같은 규칙 추종자들이 규칙 제정자인 미국, 중국의 논리에 휩쓸려 다닐 수밖에 없다"며 "한국과 목소리를 함께 낼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을 우선적인 대안으로 제시했다. 양국이 처한 현실이 유사하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요소가 곳곳에 있다고 봤다. 한국은 글로벌화가 후퇴하는 상황에서 저출생, 고령화, 산업혁신 둔화, 잠재성장률 둔화 등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일본 역시 비슷한 처지다.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고 재생에너지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한국과 일본은 에너지 협력 강화도 절실하다. 게다가 대표적인 제조업 국가들인 양국은 새로운 혁신 비즈니스를 개발하지 못할 경우 성장잠재력의 약화가 불가피하다.

한일 경제연대, 최대 7조 달러 시장 형성…아시안 연합의 초석

양국의 경제연대에 대한 기대 효과는 상당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현재 1조 8000억 달러 시장인 한국경제와 4조 2000억 달러 수준인 일본이 손을 잡으면 6조 달러 시장이 되고 시너지 효과까지 합하면 7조 달러 시장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한일 경제연대가 아시안 연합(Asian Union)의 초석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AU 구축의 첫 단계가 한국과 일본의 경제연대라는 것이다. 대한상의는 "한국과 일본에 기타 아시아 신흥국을 합한 경제권은 2030년 47조 78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는 미국의 1.34배 정도로 세계 최대의 경제권이 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목소리도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예를 들어 LNG 수입 2위 국가인 일본과 3위 국가인 우리나라가 공동으로 구매하면 가격 협상력 역시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양국의 강점이 결합한 효과도 주목했다. 우리나라 반도체와 일본의 소재·부품·장비(소부장)가 손잡으면 저비용의 연구개발 조인트벤처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양국의 의료 분야 협력을 통해 가성비가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을 할 수 있게 되고 의료산업은 인프라가 확대되면서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일 관계 '훈풍'…과거사 문제 '숙제'

재계에선 올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일본과의 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무역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양국 무역 규모는 1965년 2억 달러(약 2749억 원)에서 지난해 772억 달러(약 106조 원)로 352배 증가했다.

다만 한일 경제연대가 넘어야 할 산도 있다. 과거사 문제 등 양국 관계의 특수성이 있는 까닭이다. 대한상의는 한일 경제연대를 위해선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야 한다고 했다. 대한상의는 제언집에서 "정치적 마찰 요소가 확산하지 않도록 경제 협력이 경제적 이익과 과학적 분석을 기반으로 상호 이익 증대 차원에서 합리적으로 이뤄지도록 주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정부 정책의 일관성을 지키고 상호 신뢰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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