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0% 철강관세, 韓 가전에 불똥…가격 경쟁력 약화 우려

관세 부과 철강 파생제품에 냉장고·세탁기 등 생활가전 추가
멕시코·한국산 철강 사용 시 미국 생산 제품보다 비용 증가

LG전자 미국 테네시 공장에서 로봇이 세탁기의 주요 부품인 세탁통을 만들고 있는 모습.(LG전자 제공) 2023.1.15/뉴스1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50% 관세 부과 대상인 '철강 파생 제품'에 냉장고와 세탁기 등 생활가전 품목을 대거 추가하면서 국내 가전업체의 미국 시장 내 가격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상무부는 12일(현지시간) 연방 관보를 통해 50% 관세가 부과되는 '철강 파생 제품'에 △냉장고 △냉동고 △세탁기 △식기세척기 △요리용 스토브·레인지·오븐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등의 제품을 추가했다.

이 품목들은 미 동부시간으로 오는 23일 0시 1분부터 철강 함량에 따라 관세를 부과받게 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 12일부터 철강뿐 아니라 철강으로 제조한 파생 제품에도 철강 함량 가치를 기준으로 25% 관세를 부과해 왔고, 지난 4일부터는 철강·알루미늄과 파생 제품에 대한 관세를 50%로 인상했다.

이번 관세 부과로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가전제품의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세탁기, 테네시 공장에서 세탁기와 건조기를 생산하지만 그 외 가전 대부분은 멕시코에서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티후아나 공장에서 TV, 케레타로 공장에서 가전제품을 생산한다. LG전자는 레이노사(TV), 몬테레이(가전), 라모스(전장) 등 세 곳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양사는 제품에 사용되는 철강이 어디서 공급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멕시코 생산 제품의 경우 멕시코산 비중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멕시코는 지난해 기준 철강 생산량 1380만톤으로 세계 15위의 철강 생산국이며, 이를 바탕으로 자동차, 가전 등 제조업의 북미 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에서 생산하는 세탁기의 경우 미국산 철강 비중을 높이는 등 방식으로 대응하더라도 다른 제품은 철강 관세 부과에 따른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

미국의 대표 가전 브랜드인 월풀의 경우 오클라호마주, 테네시주, 오하이오주 등에 생산 기지를 두고 있어 미국산 철강 사용을 확대해 관세를 회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가전 브랜드 하이얼이 인수한 GE 어플라이언스도 켄터키주 루이빌에 생산 기지 '어플라이언스 파크'를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이 잘 구축돼 있어 탄력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며 "원가 인상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아직 정책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철강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내부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