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캐나다공장 생산물량 '우회 수출' 검토…USMCA 협상 '촉각'
이혁재 부사장 美 오토모티브 뉴스 인터뷰서 밝혀
관세 부가땐 가격 경쟁력 하락…韓 배터리, 캐나다 투자 '줄연기'
-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캐나다 배터리 공장의 생산물량을 미국 외 국가로 수출하는 리밸런싱을 검토 중이다. 무관세 혜택을 노리고 캐나다에 진출했지만 미국이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캐나다 투자와 건설 일정을 연기하는 방식으로 '버티기'에 나섰다. 미국과 캐나다의 협상 결과에 따라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혁재 LG에너지솔루션 북미지역그룹장(부사장)은 이달 초 미국 오토모티브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본격적으로 움직일 시점은 아니지만 만일에 대비해 캐나다 외 지역에서도 기회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공장은 당초 미국 수출을 목적으로 지어졌지만, 고율의 관세가 부과된다면 다른 국가로 물량을 돌릴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스텔란티스와 합작으로 넥스트스타 에너지를 설립,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공장을 건설했다. 모듈 생산 라인은 가동 중이며 올해 하반기 배터리 셀 생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배터리는 셀을 묶어 모듈로, 모듈을 묶어 팩으로 만든다.
업계는 완성차 제조사(OEM)와 합작법인 생산 물량을 경쟁사인 다른 OEM으로 납품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그만큼 LG에너지솔루션의 리밸런싱 고심이 상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라인을 에너지저장장치(ESS) 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기존 자산을 활용해 위기를 유연하게 대처하는 리밸런싱 전략을 펼치고 있다.
캐나다는 대미 시장의 거점으로서 국내 배터리 업계의 진출이 이어지던 국가다. 미국·캐나다·멕시코 무역협정(USMCA)으로 무관세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가깝고 각종 인센티브도 제공됐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에서 캐나다산 자동차 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데다 USMCA의 재검토까지 언급하는 등 상황이 급변했다. 관세 부과로 대미 수출 가격이 오른다면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조치는 7월 8일 만료된다.
이 부사장은 "관세가 부과되면 전반적으로 비용과 리스크가 증가하지만, 넥스트스타 공장은 특히 변화에 취약하다"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세우고 스텔란티스와 함께 매주 회의를 통해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예정됐던 넥스트스타 에너지에 대한 1조 7881억 원 규모 출자 계획을 2028년으로 3년 연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캐나다에 생산 기지를 건설했던 다른 K 배터리 업체도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퓨처엠(003670)과 미국 GM(제너럴 모터스)이 합작한 캐나다 양극재 공장은 지난해 9월 예정됐던 완공일정이 올해로 연기된 바 있다. 최근 일부 라인 설치가 완료됐고, 전체 라인 준공을 앞두고 있다.
에코프로비엠(247540)과 SK온의 캐나다 양극재 합작공장은 이달 초 건설이 일시 중단됐다. 해당 공장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2023년 착공했지만 지난해 두 차례 공사를 중단했다. 북미 시장의 불확실성에 따라 공사속도를 조절하는 차원이며 백지화는 없다는 게 에코프로비엠 설명이다.
이 부사장은 "미국과 캐나다 간에 USMCA 협상이 어떤 식으로 정리되느냐에 따라 캐나다 공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캐나다 정부와 논의에서 유리한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으며, 그렇게 된다면 공장의 경쟁력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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