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없는 AI 칩? 엔비디아발 GDDR7 시장 열리나…K반도체 기대감
엔비디아, 中 수출용 저사양 칩에 GDDR7 채택 전망
HBM보다 비용·생산 난도↓…텐스토렌트 제품에 GDDR 탑재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엔비디아가 새롭게 선보이는 중국 수출용 저사양 AI 칩에 그래픽더블데이터레이트(GDDR)7을 탑재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GDDR7의 새로운 시장이 열릴 지 주목된다.
의 대체재로서 의 역할이 주목받는다. GDDR7은 기존 고성능 AI칩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보다 성능은 낮지만, 훨씬 적은 비용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다.
향후 추론 작업에 사용되는 저사양 AI 칩에 GDDR7 채택이 확대된다면 이를 생산하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HBM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저사양 AI 칩에 GDDR7이 들어가더라도 HBM을 생산하는 SK하이닉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27일 외신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에 의해 판매가 제한된 H20보다 성능과 가격을 낮춘 블랙웰 아키텍처 기반의 새로운 AI 칩 양산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엔비디아에 H20의 대중(對中) 수출에 별도 허가가 필요하다고 통보했다. H20은 고성능 AI칩 대중 수출 규제에 따라 엔비디아가 별도로 설계한 중국 판매용 제품인데,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사양 AI 칩으로도 준수한 사양의 AI 모델을 만들자 견제 수위를 높인 것이다.
엔비디아는 재고 및 구매 약정 손실 등으로 2026회계연도 1분기(2~4월)에 최대 55억 달러(약 8조 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산했다.
수출 규제로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 비중은 줄고 있지만 여전히 지난해 기준 13%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고, 향후 성장 가능성도 크다. 이에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엔비디아가 새로운 AI 칩을 설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의 대중 수출 규제 강화로 H20 이전에 A800과 H800 등 성능을 낮춘 AI 칩을 만든 바 있다.
이번에 엔비디아가 만드는 AI 칩에는 HBM 대신 GDDR7이 탑재될 것으로 추정된다. GDDR은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주로 사용되는 고성능 메모리로, 일반 D램보다 대역폭이 훨씬 넓어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병렬 처리해야 하는 작업에 특화돼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가 지난해 최신형 GDDR인 GDDR7 양산을 시작했다. 우선적으로 엔비디아의 최신 소비자용 GPU '지포스 RTX 50시리즈에 GDDR7이 탑재된다.
GDDR7은 고성능 D램을 여러 개 쌓아 만드는 HBM보다 성능은 떨어지지만 생산 난도가 낮고 대량 생산에 유리하다는 점에서 HBM을 일부 대체할 수 있다. 특히 AI 모델 학습에는 고성능 칩이 요구되지만, 최근 확산하는 추론 AI는 저사양 칩으로도 구동할 수 있어 향후 GDDR7의 채용이 확대될 수 있다.
이미 GDDR을 탑재한 제품들이 시중에 나왔다. AI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가 지난해 선보인 AI 가속기 웜홀(Wormhole™)은 24GB(기가바이트) GDDR6를, 지난달 선보인 최신 AI 가속기 블랙홀(Blackhole™)은 32GB GDDR6를 채용했다.
엔비디아가 GDDR7을 채용한 제품 판매를 시작한다면 GDDR7이 예상보다 빨리 '대세'가 될 전망이다. GDDR7을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현재는 GDDR6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HBM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달리는 상황"이라며 "저사양 AI 칩이 확산하면 GDDR7의 새로운 용처가 될 수도 있어서 긍정적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다른 관계자는 "GDDR로 AI 서버를 구동할 수 있는 충분한 성능이 나올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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