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美 1000억달러 투자…삼성전자·SK하이닉스 "얼마 더 써야하나"
트럼프 압박에 TSMC 투자 발표…삼성 '370억' SK '38.7억' 예정
韓 기업에 부담 "새롭거나 놀라운 소식 아냐" 반응도
- 박기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대만 반도체 업체 TSMC가 미국에 1000억 달러(약 146조 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발표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TSMC의 대규모 투자는 우리나라 기업에 대한 대미 투자 압박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TSMC의 투자는 예정된 사안이기에 지나친 걱정은 기우라는 분석도 동시에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웨이저자(魏哲家) TSMC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3일(현지시간) TSMC가 1000억 달러의 신규 투자를 통해 애리조나주에 5개의 칩 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국내 반도체 업계는 TSMC의 대규모 투자 발표와 후속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TSMC의 미국 투자 결정과 함께 예상되는 관세 정책 등의 영향을 다각적으로 살피면서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TSMC의 경영 판단에 따른 투자 결정으로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텍사스주에 370억 달러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며 SK하이닉스 역시 인디애나주에 38억 7000만 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짓기로 했다.
또 다른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TSMC의 경우 대만의 안보 문제와도 연결됐기에 우리나라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에 대해 명확하게 언급한 것이 아직 없기에 (TSMC의 투자 등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TSMC의 거액 투자로 이어진 까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반도체 관세를 검토 중이다. 반도체는 1997년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회원국 간 관세를 물리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협상 도구로 활용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TSMC 투자 발표 기자회견에서도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AI(인공지능) 칩이 미국에서 만들어지길 원했다"면서 "그(웨이저자)의 기업이 만드는 칩이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회사가 취한 엄청난 조치"라고 TSMC를 추켜세우면서 "우리는 미국 기술과 노동력을 바탕으로 미국 공장에서 필요한 칩과 반도체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TSMC 외에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대한 압박을 예고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2026년 중간선거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기에 미국 내 양질의 일자리 확보 차원에서 해외 기업을 향한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중론이다.
미국 정부가 약속한 보조금이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TSMC 투자 발표 행사에서 "바이든 정부에서 TSMC는 60억 달러의 보조금을 받았고 이는 그들이 650억 달러를 투자하게 했다"며 "미국은 TSMC가 이곳에 공장을 짓도록 비용의 10%를 준 것"이라고도 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보조금 지급을 하지 않으면 미국 정부에 대한 대외적인 신뢰나 위상은 흔들릴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신경을 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TSMC의 신규 투자 발표는 예고된 일정이었기에 큰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김 전문연구원은 "TSMC는 이전부터 투자 의사를 밝혔기에 새롭거나 놀라운 소식은 아니다"라며 "우리가 특별한 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goodd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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