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실적 반등했는데 적자 늘어…석화업계 올해도 흑자 난망

2024년 수출액 480억 달러, 전년比 5% 증가…미국·베트남 실적 확대
中 공급과잉으로 제값 받지 못해 수익성 악화…중동발 공세도 우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석유화학업계가 지난해 글로벌 시황 악화란 악재를 이겨내고 수출 반등을 이뤄냈지만 적자 규모는 확대됐다. 중국의 공급과잉 지속으로 제값을 받지 못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올해도 중국뿐 아니라 산유국인 중동까지 증설에 가세해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저유가 기조 속 수출 물량 확대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화학 수출액은 479억 8200만 달러로 전년(457억 400만 달러) 대비 약 5% 증가했다.

석유화학 수출액은 지난 2021년(550억 9200만 달러) 고점을 찍고 2년 연속 감소했다. 최대 소비국 중국의 자급률 확대와 글로벌 경기침체가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저유가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물량을 늘리고 3년 연속 수출 감소를 막아냈다.

우리 기업들은 수출 순위 5위권 내 국가 중 미국과 베트남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지난 2023년 미국과 베트남 수출액은 각각 38억 2218만 달러, 24억 5713만 달러였다. 올해(11월 누적) 실적은 40억 6586만 달러, 26억 5774만 달러로 전년 실적을 추월했다. 미국은 지난해 저유가 기조로 저렴한 제품 수입을 늘렸고, 고성장을 이어가는 베트남의 소비력 역시 꾸준했다.

전체 수출의 40% 안팎을 의존하는 중국 실적은 정체기다. 지난 2023년 중국 수출액은 170억 5407만 달러였다. 지난해(11월 누적) 금액은 160억 9101만 달러다. 중국 정부 주도의 대규모 투자로 자급률을 끌어올리면서 외부 의존도를 줄이고 있어서다.

우리 기업의 수출은 중국 악재를 이겨내고 우상향했다. LG화학(051910)(석유화학 부문)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수출액은 7조 9995억 원으로 전년 동기(6조 9090억 원) 대비 15.8% 늘었다. 같은 기간 롯데케미칼(011170)(기초소재)도 6조 3657억 원에서 7% 증가한 6조 8136억 원의 실적을 내놨다.

LG화학 여수 NCC 공장 전경ⓒ 뉴스1
중국 이어 중동 증설 추진…저가 공세

문제는 수출 확대에도 영업손실 규모는 더 커졌다는 점이다. LG화학(석유화학 부분)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적자는 전년 동기 대비 100억 원 증가한 370억 원이다. 롯데케미칼도 약 5000억 원 늘어난 6346억 원의 적자를 내놨다.

국내 기업들이 제값을 받지 못하고 수출을 늘린 결과다. 시황 회복을 기다리고 무작정 재고를 쌓아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직 석유화학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손익분기점인 300달러를 밑돌고 있다.

올해 시황 반등도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중국에 이어 산유국인 중동 내 석유화학 공장은 꿈의 기술로 불리는 COTC(Crude Oil to Chemicals) 공법을 적용하고 있다. 기존 공법은 원유를 정제해 나프타를 얻고 이를 다시 분해해 에틸렌을 얻는 구조다. COTC는 원유에서 바로 기초유분을 생산한다. 그만큼 생산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가동 중인 쿠웨이트의 알주르 COTC의 에틸렌 생산 단가는 중국산 대비 약 30% 저렴하다.

정부는 석유화학업계 살리기에 돌입했다. 지난달 3조 원의 정책금융자금 지원과 인센티브 등을 담은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더 이상 국내 기업이 기초화학 분야에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사업성이 부족한 기초소재는 중단 혹은 생산량을 줄여나갈 계획"이라며 "공장 매각 혹은 지분 일부를 정리하는 방향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