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칩' 놓친 삼성 반도체 뼈아팠다…4분기 엔비디아 진입 '관건'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9.1조 '예상 하회'…반도체 전분기比 1조 감소 예상
4Q 다시 범용 D램 수요 회복할 듯…HBM3E 엔비디아 납품 가능성

삼성전자(005930)는 3분기 매출액이 79조 원, 영업이익은 9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8일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올해 3분기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9조 원대 영업이익을 낸 건 주력인 반도체(DS) 부문의 부진으로 풀이된다. DS 부문 수장인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잠정실적 발표 직후 이례적으로 '반성문'을 낸 것도 그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일회성 비용 증가와 일시적 범용 메모리 수요 감소 등에 따른 단기 부진일 뿐 4분기부터 다시 실적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액이 79조 원, 영업이익은 9조1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앞선 최고 기록은 2022년 1분기 77조7800억 원이었다.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0조7717억 원이다.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성적표는 핵심 사업인 DS 부문이 주춤한 영향이다. DS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조2000억~5조4000억 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앞선 2분기 영업이익(6조4500억 원)과 비교해 1조 원 이상 적은 수치다. 삼성전자의 사업 부문별 실적은 이달 말 확정실적 발표 때 나온다.

부진의 배경은 DS 부문 캐시카우로 꼽히는 모바일·PC용 메모리와 레거시(범용) 메모리의 수요가 예상보다 줄어든 영향이다. 삼성전자도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일부 모바일 고객사의 재고 조정 및 중국 메모리 업체의 레거시 제품 공급이 증가했다"고 했다.

AI(인공지능) 시대 핵심 메모리로 꼽히는 HBM(고대역폭메모리)의 더딘 시장 경쟁력 확보도 한몫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5세대 HBM(HBM3E)은 미국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엔비디아와 손을 잡은 'HBM 선두' SK하이닉스는 이를 바탕으로 3분기에 삼성전자 DS 부문 영업이익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좀처럼 적자 늪을 빠져나오지 못하는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부문의 영업손실 폭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성과급 등 3분기에 발생한 일회성 비용과 원·달러 환율 영향도 실적 예상치 하락을 부추겼다.

전영현 삼성전자 DS 부문장(부회장)은 이날 삼성전자가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내자 이례적으로 메시지를 내고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끌고 있는 저희에게 있다"며 "저희가 처한 엄중한 상황을 꼭 재도약의 계기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은 이번 삼성전자의 3분기 성적표를 두고 일시적 부진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4분기부터는 범용 D램 등 메모리 수요가 다시 늘고 HBM3E의 엔비디아 공급 등 호재가 겹치면 다시 실적 상승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HBM은 대표적인 고부가 메모리다.

삼성전자 4분기 실적 컨센서스도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이날 기준 4분기 매출 추정치는 81조190억 원, 영업이익 추정치는 12조1968억 원이다.

전 부회장은 "기술과 품질은 우리의 생명이며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삼성전자의 자존심"이라며 "세상에 없는 새로운 기술, 완벽한 품질 경쟁력만이 삼성전자가 재도약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