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업계 '빅2' 제일기획·이노션, 계열사 의존도 커졌다

제일기획, 삼성전자 비중 64%...이노션, 현대차 비중 44%
'일감 몰아주기' 비판에 '비계열 광고' 확대 안간힘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광고업계 '빅 2'인 제일기획과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그룹 계열사 매출 의존도가 더 커졌다. 제일기획은 삼성전자 매출 비중이 60%를 넘었다. 이노션도 현대자동차와의 거래액이 매출의 40%를 훌쩍 상회했다.

5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일기획의 연 매출(3조3750억원)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64%(2조1585억원)에 달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8.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제일기획의 연 매출 상승률(4.4%)보다 높다. 삼성전자 매출 의존도는 전년 61.8%에서 2.2%포인트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제일기획 지분 25.2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제일기획은 삼성그룹의 주요 기업들을 광고주로 삼아 국내외 광고 및 마케팅 활동을 벌인다. 특히 계열사 중에서도 모기업인 삼성전자 광고 제작 등에 따른 매출 비중이 높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브랜드 '갤럭시' 시리즈와 각종 가전제품 광고가 대표적이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갤럭시 스튜디오 운영 등 삼성전자의 신규 비즈니스 개발로 인해 계열사 물량이 증가했다"면서 "중국 사드 이슈와 국내 정치이슈 등으로 중국의 한국계 외부 광고주, 국내 광고주의 마케팅이 위축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제일기획은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일시적으로 높아졌지만 올해는 예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일기획은 지난 1분기 피자헛(영국), 비상교육, KTH 등 신규 광고주와 브랜드를 새 고객으로 영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광고업계 '넘버 2'인 이노션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이노션의 매출(1조1387억원) 중 현대자동차 거래 비중은 44%(5063억원)로 압도적이었다. 매출 의존도가 2015년 37.8%에서 2016년 40.2%에 이어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계열사인 기아차까지 더할 경우 현대차그룹 매출 비중이 6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노션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녀인 정성이 고문(27.99%)이 단일 최대주주다. 현대차 정몽구재단도 9%를 보유하고 있다.

광고업은 대표적인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대상으로 지목돼 왔다. 대주주 소유지분 한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제일기획, 이노션 외에 LG그룹 계열의 HS애드, 롯데그룹 계열의 대홍기획 등도 대표적인 대기업 집단 소속 광고회사다.

대기업 소속 광고회사들도 비계열 매출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제일기획은 2014년 영국의 광고회사 아이리스 인수를 시작으로 2016년 파운디드, 2017년 PSL 등의 비계열 광고주를 확보한 기업들을 잇따라 인수했다. 외부 거래 확대를 위해서다. M&A(인수합병) 외에도 벤틀리, 인피니티, 카카오모빌리티, 풀무원 등 신규 광고주도 개척했다.

이노션은 미국 최대 유료케이블 채널 HBO, 패스트푸드 업체 잭인더박스,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협업했던 데이비드&골리앗(D&G)을 지난해 말 783억원에 인수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 광고회사들은 일감 몰아주기 온상으로 지적받아 왔으나 최근 경쟁력이 높아져 비계열 광고물량을 잇따라 확보하고 있다"며 "올해는 평창올림픽에 이어 러시아 월드컵,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등 글로벌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신규 광고주 확보 기대감이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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