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릴 빼고..." 아시아나 부기장들, 경력기장 채용소식에 '부글'

"기종전환 특혜까지 줘" 부기장들 반발…勞-勞 갈등 양상도
사측, 설명회 열고 진화 부심…"현실적 보완책 필요"

아시아나항공 B767-300ⓒ News1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과 사측이 경력 조종사 채용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승급 정체로 적지 않게 불만이 누적된 상황에서 외부인력 충원 소식이 전해지자 부기장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8일 민항 경력기장 채용 공고를 냈다. B767 기종 기장수급을 위한 채용으로 정확한 숫자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10명 이내 인력수급을 계획하고 있다. 목표한 인원을 충원할 때까지 상시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원자격으로 △만 60세 미만 △총 비행시간 4000시간 이상 △기장시간 500시간 이상 등을 내걸었다. 문제는 기장시간을 제외한 총 비행시간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조종사들이 아시아나항공 내에도 많다는 점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경력채용한 기장에게 B767 기종 기장으로 일정 기간 근무하면 타기종으로 전환 입과할 수 있는 파격적인 조건도 내걸었다. LCC에서 비행시간을 빠르게 채워 이른 연차에 기장을 단 조종사들이 경력으로 입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이에 사내 부기장들은 중국 외항사나 LCC(저비용항공)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십 수 년을 근무해온 공을 무시하고 승급기회를 외부 인력에게 박탈당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사측의 이번 경력채용의 배경에는 조종사들의 B767 기종 기피도 작용했다. 노후 기종인 B767은 최신 기종에 비해 근무환경이 열악하고, 중장거리 기재임에도 주로 단거리에 투입돼 장거리 노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행수당을 채우기 위한 이착륙 횟수도 잦다.

사측으로서도 추가비용과 시간을 들여 조종사들의 기종전환을 지원하기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특정기종 면장을 획득, 운항에 투입되면 전환입과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조종사들은 더 소극적이다.

이번 경력채용은 조종사 노-노(勞勞) 간 갈등으로도 번질 기세다. 기장과 부기장, 최신예 기종 조종사와 노후기종 조종사 간 각자의 입장에 따라 첨예하게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사측은 논란이 확산되자 조종사들을 대상으로 21일 설명회를 개최하고 진화에 부심하고 있다. 내년도 기장승격과 관련한 절차와 방침 등을 설명하는 자리이지만, 최근 B767 경력채용 추진과 관련한 조종사들의 목소리가 분출할 것으로 보인다.

LCC에 근무 중인 한 기장은 "조종사들에게 있어 기장 승급은 가장 큰 관심사"라며 "기종에 따라 투입되는 노선도 다르고 업무강도도 제각각이어서 연봉은 물론 자존심과도 직결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기종 및 노선 근무강도에 따라 수당 등을 차별화하는 등 현실적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금번 채용의 주 타깃은 중국 이직 후 복귀를 희망하는 내국인 경력 기장으로 소수의 인원을 일회성으로 채용하는 것"이라며 "기성 운항승무원들의 승격 및 경력개발에 악영향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eon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