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위기의 3년]③세계 최대 반도체공장 곧 가동 … 10년후 대비는 '빈칸'

이재용 부회장 구속으로 올해 투자계획 확정 못해

경기도 평택시 고덕산업단지내에 들어서는 삼성반도체평택캠퍼스. 2017년 하반기 완공이 목표다. 2016.11.1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오는 6월 세계 최대 규모인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이 가동을 시작한다.

1차 투자금액만 15조6000억원이 투입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은 '황금알'로 떠오른 3D(3차원) 낸드플래시를 생산한다. 수원, 화성에 이어 평택에서 삼성전자의 미래를 책임질 반도체사업의 새로운 역사가 쓰이게 된다. 전세계 반도체업계가 주목하는 기념비적 사건임에도 삼성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제2의 '평택' 투자로 미래를 구상할 오너가 없기 때문이다.

◇ 슈퍼호황에 반도체 1위 눈앞…10년 후는?

평택공장 가동은 지난 2010년 12월 삼성전자와 경기도가 평택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라인을 조성하는 내용의 협약(MOU)을 체결한 지 6년반 만이다.

사상 최대 규모의 평택 투자는 당시 건재했던 이건희 회장이 결정한 사안이다. 이후 2014년 10월 이재용 부회장이 와병 중인 아버지를 대신해 평택 공장 투자를 확정했다. 15조6000억원의 파격적인 투자를 단행, 세계 1위 메모리반도체 사업에서 선두 자리를 굳히기로 결정한 것이다.

타이밍도 좋다. 2년만에 불황이 걷히고 슈퍼호황으로 돌아선 메모리반도체 산업의 수혜를 평택공장이 고스란히 가져가게 된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 양산한 3D낸드플래시는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세계 1위인 D램 역시 공급부족으로 가격이 오름세다.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사업 진출 34년 만에 인텔을 제치고 세계 1위에 등극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인 IC인사이츠는 올 2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매출이 1분기보다 7.5% 증가한 149억4000만달러(약 17조원)로 인텔의 2분기 매출 전망치 144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전망이 현실화된다면 이병철 선대회장이 반도체 불모지에서 일본 기업들의 '비웃음'을 참아내며 사업을 시작해 이건희 회장이 10년만에 메모리반도체 분야 세계 1위를 차지한 이후 처음으로 종합반도체 세계 1위를 거머쥐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삼성은 긴장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5~10년 후를 향하는 삼성의 키를 잡아줄 선장이 없기 때문이다. 오너인 이건희 회장은 병상에 누워있고, 이재용 부회장은 구속 수감돼 재판을 받고 있다. 5~10년 후 삼성전자를 먹여 살릴 미래 투자 결정이 6개월째 멈춰있다.

◇호실적에도 웃지 못한다…투자계획 확정 못해 조마조마

삼성전자는 5월에 접어들었음에도 올해 투자계획을 확정짓지 못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시설투자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3차원 V낸드와 시스템LSI,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 대비 투자가 대폭 늘릴 방침을 세워둔 상황이다.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은 역설적으로 더 깊은 고민을 던졌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9조9000억원 중 6조3100억원을 반도체가 벌어들였기 때문이다. 반도체 영업이익이 5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사업의 리더십을 계속 유지하려면 기민한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조단위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사업 특성상 투자 결정권자의 부재는 삼성에게는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한다. 삼성전자는 중국 최대의 반도체 생산거점인 시안 공장의 2기 투자도 검토 중으로 최종 결정은 이 부회장 손에 달려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27일 1분기 실적발표에서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첨단 기술 확보와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전략적 투자와 인수합병(M&A)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이라며 "그러나 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에 따라 중장기 사업 추진 전략에 있어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세계 1위인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부품산업은 특히나 적기 투자가 생명이다. 자칫 타이밍을 놓치면 경쟁력을 단번에 잃을 수 있다. 삼성전자의 캐시카우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중국이 200조원 넘는 투자를 단행할 정도로 추격이 매우 위협적인 상황이다.

삼성 관계자는 "현재 실적은 이미 수년전 이재용 부회장이 투자를 결정한 것들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며 "4차산업혁명에 대비한 미래먹거리 투자시기를 놓칠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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