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반복되는 자회사 매각설 왜?
현대증권, 반얀트리호텔 매각설...현대 "시간두고 자구안 검토중"
- 최명용 기자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또 팔어?" 매각설이 나돈 현대증권 임직원의 첫 반응이다. 현대그룹이 주요 계열사 매각설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상선 자회사인 현대증권 반얀트리호텔 매각설이 불거졌다. 앞서 현대상선은 부산신항만 매각설이 제기돼 '검토중이다'고 답한 바 있다.
현대그룹은 산업은행 등 채권은행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계획을 짜고 있다. 유상증자와 자산 매각, 주요 계열사 매각도 포함된 개선안이다. 매각설이 나도는 현대증권이나 반얀트리호텔 등은 비교적 알짜 매물에 속한다. 매각 작업이 수월할 수 있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매각 1순위로 꼽힌다.
현대증권이나 반얀트리호텔 매각으로 현대그룹이 얻게될 순 현금은 그리 많지 않다. 현대증권은 지분율이 낮고 반얀트리호텔은 부채가 많다. 다만 대주주의 경영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잣대가 될 수 있다.
업계에선 현대그룹의 주요 계열사 매각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매각 조건을 가장 유리하게 가져갈 시기를 조정하는 게 필요하다. 한진해운처럼 방계그룹에 지원을 요구하는 방안도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거래소는 12일 현대상선에 현대증권과 반얀트리호텔 매각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현대상선은 "자구안 마련을 위해 현대증권 매각 등을 포함한 자금조달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나 확정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증권가에선 현대그룹이 조만간 현대증권 매각을 발표할 것이란 루머도 퍼지고 있다. 현대증권 인수 후보로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까지 거론되고 있다.
현대그룹 측은 "산업은행 등 채권은행과 자구 계획 마련을 준비하고 있으며 계열사 매각 등도 검토 대상이다"며 "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매각 일정을 잡은 것은 아니며 내년 상반기까지 시급하게 자금이 필요한 것도 아니어서 시간을 두고 자구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은 지속적인 해운업황 부진으로 최악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월말 기준 부채비율은 992.7%로 지난 2010년 242.9%에 비해 4배가량 늘었다. 9월말 기준 현대상선 자산총계는 8조9455억원, 부채는 8조1268억원 규모다.
부채 구조는 비교적 분산돼 있어 자금 사정이 시급한 것은 아니다. 부채 중 장기 부채 비중이 약 70%, 단기 부채 비중이 30% 수준이다. 내년 3분기까지 상환이 돌아오는 부채는 회사채 7000억원, CP 4000억원 등 1조7600억원 수준이다.
현대상선이 9월말 현재 보유한 현금은 약 5000억원, 미사용 여신한도는 1590억원 수준이다. 당장 내년 상반기까진 자금 운용에 어려움이 없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내년에도 해운업 경기가 부진을 이어가면 현대상선은 자금 조달 계획을 새로 짜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산 매각이나 유상증자 등이 불가피하다. 금융당국이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 계획을 수립하라고 압박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계열사 매각은 1순위로 검토되는 대안이다. 그중 현대증권이 매각 후보 1순위다. 현대증권은 증권업계 빅5에 들어가는 중대형 증권사다. 프라임브로커리지 등 주요 업무 라이선스도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이나 현대중공업그룹 등 방계그룹 계열로 편입될 경우 시너지효과가 커질 수 있다.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은 약 22%(5307만주)로 장부가 5916억원으로 평가된다. 시가로 계산하면 3000억원 남짓한 규모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이보다 더 받을 수 있겠으나 최근 금융가에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등이 매물로 나와 높은 값을 받긴 힘들다.
현대상선이 보유한 전체 부채를 감안하면 현대증권 매각을 통해 확보할 현금에 큰 의미는 없다. 하지만 대주주가 주력 계열사를 매각한다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반얀트리호텔은 현대상선이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100% 보유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옛 타워호텔을 1650억원에 인수해 반얀트리호텔(사명 에이블현대호텔앤리조트)로 변경했다.
지난해 기준 반얀트리호텔의 자산규모는 3423억원, 부채는 3409억원에 달했다. 2011년까지 적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반얀트리호텔이 당초 인수가에 팔릴지 여부는 미지수다. 반얀트리호텔 매각은 매각 대금보다 그만큼 부채를 줄인다는 데 의미를 더 둘 수 있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은 보유자산을 활용한 자금 조성 능력등을 유지하고 있어 재무융통성은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다"며 "해운 시황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되고 현재 현금흐름으론 순상환이 어려운만큼 지속적인 유동성 확보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그룹의 자금 사정이 당장 시급하진 않아도 조만간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마련하는 게 불가피하다"며 "해운업 시황이 단시일내에 개선되지 않을 경우 주요 계열사 및 자산 매각을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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