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현대상선 어떡하지..지분법 탓 "적자전환"
3Q 영업이익 2224억원..당기순손실 125억원 적자전환
현대그룹과 경영권 분쟁서 현대상선 15% 지분 보유
현대상선 손실이 지분법 평가손으로 반영
- 최명용 기자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현대중공업이 3분기 당기순손실을 기록, 적자전환했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탓도 있지만 현대상선 지분법 평가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 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현대상선 지분 15.18%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분기에 영업이익 222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6003억원에 비해 63.0% 감소했다고 31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13조1384억원으로 전년 대비 0.5%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125억원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영업이익 감소는 경기 침체에 따른 매출 하락과 부문별 실적 부진 탓이다. 조선부문과 해양 플랜트 부문 등이 일제히 매출이 줄었다. 풍력발전기 등 그린에너지 부문과 정유 부문만 다소 매출이 늘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시장 침체로 저가 수주 물량이 투입되면서 조선 엔진 부문의 수익성이 하락했다"며 "정제 마진 악화로 정유 부문도 수익성이 하락해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당기순이익은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분기에 당기순손실 125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손익 부문에선 8932억원 이익을 기록했으나 기타영업외 손실이 1조451억원, 지분법 평가손실이 637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손익과 기타영업외 손실은 파생상품 거래에 따른 환차익/환차손을 계상하는 부분이다. 조선업은 특성상 달러화 등 외화로 자금을 결제받는다. 수주 시기와 잔금 납입 시기가 달라 대규모 선물환 거래를 통해 환율을 고정해두는게 일반적이다. 원달러환율이 하락하면 선물환에서 큰 폭의 이익이 발생하는 반면 환차손이 늘어난다. 3분기엔 8932억원의 금융손익을 기록한 반면 환차손이 반영된 기타영업외 손실은 1조원대로 나타났다.
기타영업외 손실엔 예맨광구 철수에 따른 손실 등이 반영돼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7년 석유공사 등과 예맨 광구에 투자했으나 가치가 없다는 판단에 최근 철수를 결정했다.
적자전환의 결정타는 지분법 손실이었다. 지분법 손실의 상당 부분은 보유하고 있던 현대상선의 손실이 반영된 것이다. 현대상선은 아직 실적을 공시하지 않았으나 증권가에선 영업손실 480억원, 당기순손실 1625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 등은 한때 현대상선 경영권을 두고 다툼을 벌인 바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시숙-제수씩 관계다. 고 정몽헌 회장이 사망한 뒤 현대그룹 경영권을 정씨 일가가 되찾아야 한다는 암묵적인 공감이 퍼져 있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차그룹과 함께 현대상선 지분을 모았고 약 15.18%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건설을 포함하면 약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은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흔들기 위한 포석이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되면서 현대상선에 대한 경영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이 와중에 현대상선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현대중공업의 실적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대상선 지분법 평가손실과 예맨광구 철수에 따른 손실 등이 반영돼 당기순손실로 적자전환했다"며 "저가 수주 물량의 매출 반영 등이 마무리되고 경기가 회복되면 점차 실적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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