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딸 바보' 김홍국 하림 회장이 끓여준 라면 맛은?…가격이 '최대장벽'
[영상] 하림, 5년 준비한 'The미식 장인라면'…매콤·정돈된 맛
개당 2200원…기존라면 대비 3~4배 가격 돌파할 매력은 '글쎄'
- 황덕현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꼭 국물을 먼저 드셔주시면 좋겠습니다. 기존 인스턴트 라면이 아닌 하나의 요리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홍국 하림 회장)
국물을 한 입 들이키자 매콤한 고추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닭고기 전문회사'에서 작정하고 만든 라면답게 면과 국물에서 은은한 치킨 육수 맛도 느껴졌다. 인스턴트 라면업계 '부동의 최강자' 농심 신라면의 맛에서 자극적인 끝맛을 정돈한 느낌이다.
하림은 이 맛을 구현하기 위해 5년여를 기획·개발했다고 한다. 국물 맛을 살리기 위해 20시간 저온을 끓였다. 지극한 정성이다.
그러나 봉투 뒷면 가격을 보니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1봉지 2200원, 할인마트에서 기존 인스턴트 라면을 4~5봉지까지 살 수 있는 가격이다. 소비자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 하림은 "자신있다"는 입장이다. 프리미엄을 강조한 하림 가정간편식(HMR)의 첫 라면 제품 'The미식 장인라면'에 대한 인상이다.
하림은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하림타워 지하 중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The미식 장인라면' 기획·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김홍국 하림 회장과 윤석춘 하림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 제품을 소개했다.
윤 대표는 우선 장인라면의 차별화 포인트인 '20시간 우린 국물'을 비롯해 닭 육수를 배합해 만든 면발, 넉넉한 건더기 등을 소개했다.
김 회장은 윤 대표 프레젠테이션 뒤 깜짝 등장했다. 가슴에 'The미식 김홍국'이 새겨진 조리복을 입은 그는 "제가 직접 라면을 조리해 대접하겠다"면서 가스레인지에 불을 붙였다.
김 회장의 등장에는 하림이 전북 익산에 조성한 푸드 콤플렉스 '하림 퍼스트 키친'(익산 제4일반산업단지)의 최종 책임자이자 '최대 키친 대표'라는 상징성이 담았다.
그는 물이 끓기 시작하자 액상 수프를 넣고, 그 후 면을 넣었다. 김 회장은 "주방 문화는 시대에 따라 계속 바뀌어왔다. 과거에는 김치도 사먹는 것을 흉으로 알았으나, 지금은 누구나 김치를 사먹는 등 '주방의 가출'이 이뤄지고 있다. 하림은 최고의 '집 밖 주방'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분30초만에 라면이 완성됐다. 취재진에게는 담백한맛·얼큰한맛 중 얼큰한맛이 제공됐다. 칼칼한 맛이 특징적이었고, 끝맛도 개운했다. 건더기는 조각조각이 눈에 보일만큼 큼지막했다.
다만 인기의 가장 높은 장벽은 가격으로 보였다. 맛으로 경쟁할만한 '신라면'은 온라인 최저가 600원 안팎, 프리미엄 제품인 '신라면 블랙'도 1100원 안팎인데 하림은 장인라면 값을 이보다 2배 비싼 2200원에 책정했다. 이때문에 김 회장과 윤 대표 등은 "기존 라면과 경쟁작이 아닌 하나의 새로운 제품군으로 봐달라"고 연신 강조했다.
하림은 조만간 편의점과 온라인, 대형마트 등을 통해 장인라면에 대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소비자에게 다가가겠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이날 라면을 끓이며 개발과 관련한 개인적인 에피소드도 털어놨다. 그는 "막내딸이 기존 라면을 먹으면 수프의 특정 성분 때문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을 보고, 좀더 친환경적인 라면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라면 사업 과정이 5년씩이나 걸릴 지 몰랐다"고 밝혔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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