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해제' 기대감 커지는데…K-뷰티는 '기대 반 신중 반'

中 화장품 시장 규모 154조 원…"새로운 기회될지도"
C-뷰티 판치는 현지 시장…2024년에는 '역성장'까지

행사장에 화장품이 진열돼 있다. 2025.11.2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수출 주역인 K-뷰티 업계는 중국 시장 재개 가능성을 주시하면서도, 과거와는 달라진 현지 시장 환경을 감안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분위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5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방문은 2017년 문재인 대통령 이후 약 8년 만에 이뤄진 한국 대통령의 국빈 방문이다.

이 대통령은 중국 측의 공식 환영식을 시작으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10여 건에 달하는 양국 간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양국 정상이 국빈 만찬을 함께하며 한중관계 전면 복원에 뜻을 같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산업계 전반에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분명 매력적"…'세계 2위' 154조 원 中 시장 열리나

K-뷰티 업계에서도 중국 내 유통·마케팅 환경이 일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한한령은 2017년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응한 중국의 보복 조치로 거론돼 왔다. 중국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지만, 이후 중국 내 한류 콘텐츠와 한국 제품의 수출 등에 제약이 뒤따랐다.

한한령 이전 중국은 국내 화장품 수출의 핵심 시장이었다. 한류를 중심으로 K-뷰티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았고 면세점과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기반으로 다수의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인용한 한국화장품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전체 화장품 수출에서 중국 비중은 39.1%를 차지했다. 그러나 2024년 기준 24.5%로 크게 낮아졌다.

업계는 한한령이 해제될 경우 그간 제약을 받아왔던 오프라인 유통망 진입과 브랜드 홍보 활동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간접적·우회적으로 이뤄지던 마케팅을 보다 공식적인 형태로 전개할 수 있다면 시장 규모를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7746억 위안(약 154조 4700억 원)으로, 전 세계 2위 수준의 거대 소비 시장이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여전히 규모 면에서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유통과 마케팅 환경이 정상화된다면 K-뷰티 브랜드에도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화장품 포장용기를 살펴보고 있다. <자료사진> ⓒ News1 구윤성 기자
달라져 버린 中 시장…C-뷰티 점령에 성장성은 '글쎄'

반면 한한령 해제와 중국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과거만큼 낙관적이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한한령 이후 수년이 흐르는 동안 중국 화장품 시장의 구조 자체가 크게 달라졌고, 정책 기조 역시 단기간에 명확한 변화로 이어질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시장조사기관 칭옌칭바오에 따르면 2024년 중국 화장품 시장은 전년 대비 2.8% 감소했다. 같은 기간 화장품 수입 규모도 8.3% 줄었다.

반면 중국 로컬 브랜드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2024년 기준 로컬 화장품 매출액은 전년 대비 7.5% 증가했고, 현지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55.7%에 달한다. C-뷰티 브랜드들이 온라인 시장을 무대로 글로벌 브랜드와의 격차를 빠르게 벌리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랑콤과 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브랜드는 중국 시장에서 역성장을 기록했다.

화장품 유통 구조도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중국 화장품 시장은 라이브커머스와 현지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한국 브랜드가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그간 한한령 해제 기대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제기됐지만 실제 해제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여전히 규모는 크지만 유통 환경과 경쟁 구도는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졌다"며 "기대감보다는 시장 변화의 흐름을 면밀히 지켜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