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바글로벌, 에이피알 판박이 전략에도 주가는 다른 길 [줌인e종목]

달바 주가 8월 고점 찍고 내리막…15만 원선 붕괴 목전
같은 '감액 배당' 결정에 주주 환원 vs 주가 방어 해석 갈려

(달바글로벌 제공)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올해 증시에 입성한 달바글로벌(483650)이 'K-대장주'로 불리는 에이피알(278470)과 비슷한 전략을 내놓고도 주가 흐름에서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분기 실적 부진과 3분기 전망 악화 속에, 달바글로벌은 최근 에이피알과 같이 '배당 강화' 카드를 꺼냈지만 시장의 반응은 상대적으로 차갑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 거래일 달바글로벌 주가는 15만 1700원으로, 직전 거래일 대비 100원(0.07%) 상승한 수준이다.

달바글로벌 주가는 8월 초 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2분기 실적 발표 전날인 8월 8일 종가 기준 23만 95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최근 15만 원대에 머물고 있다.

주가 약세의 배경에는 '실적'이 자리한다. 달바글로벌의 2분기 연결기준 잠정 매출액은 1284억 원으로 전년 대비 73.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92억 원으로 66%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증권가 전망치 평균(컨센서스)보다 19%, 매출액은 1% 아래 수준이다.

내달 발표를 앞둔 3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달바글로벌의 3분기를 '쉬어가는 시기'라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키움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달바글로벌의 3분기 매출을 1221억 원, 영업이익은 241억 원으로 제시했다. 시장 기대치(매출 1313억 원, 영업이익 318억 원) 대비 각각 7%, 24% 하회한 수치다.

2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달바글로벌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념식에서 양태영 한국IR혐의회 회장, 정규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반성연 달바글로벌 대표이사, 강성범 미래에셋증권 부사장, 이기헌 상장회사협의회 부회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제공)
주가 4만→24만 원대…"에이피알 3분기도 신기록 예상"

반면 에이피알의 흐름은 정반대다. 전 거래일(27일) 기준 종가는 24만 2500원으로 전일 대비 1.68%(4000원) 올랐다.

에이피알은 올해 초 4만 원대에서 출발해 2월 실적 발표 이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8월 2분기 실적 발표 후 20만 원대를 돌파했고 이달 2일에는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주가 고공비행은 역대급 실적이 이끌고 있다.

2분기 매출액은 32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 영업이익은 846억 원으로 202% 신장했다.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44%나 상회한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가 이어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3분기 매출 컨센서스를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한 3681억 원, 영업이익은 848억 원으로 211% 신장할 것으로 추정한다.

달바 제품 이미지 (달바글로벌 제공)
에이피알·달바, '배당 강화' 발표…다른 해석 이유는

에이피알과 달바글로벌이 나란히 배당 확대 정책을 발표했지만,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조치 목적에 차이가 있다고 해석한다. 하나는 각각 주주 환원 강화, 다른 하나는 주가 방어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분석이다.

달바글로벌은 내달 1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자본준비금을 줄여 이익증여금으로 전입하는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감액 규모는 274억 원이며 관련 법에 따라 비과세 배당금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감액 배당을 위한 일반적인 방식으로, 준비금을 줄여 해당 재원을 배당에 활용하는 절차다.

앞서 에이피알도 감액 배당을 실시했다. 7월 28일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을 임시주주총회에서 통과시키고 1343억 원의 현금 배당안을 공시했다. '통 큰' 주주환원 정책에 힘입어 배당 지급일이었던 8월 11일에는 주가가 장중 한때 23만 9000원까지 올랐다.

같은 감액 배당 정책을 두고 시장의 시선을 달랐다. '타이밍 차이'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에이피알은 주가가 고공행진을 보이며 호실적에 따른 성과 공유 성격이 강했다면, 달바글로벌은 주가가 고점 대비 30~40% 하락한 상황에서 배당을 추진해 투자심리 안정 효과를 노린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당 확대 정책은 발표 시점에 따라 시장 반응이 크게 달라진다"며 "단기적으로 주가 방어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