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는 K뷰티⑤]수조원 몸값 자랑 토종브랜드…'제2 AHC' 출격 대기
세계 대세 떠오른 'K뷰티'…글로벌 자금 몰리고 창업붐도
- 김민석 기자, 정혜민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정혜민 기자 = 'K뷰티'가 500조원 규모의 세계 화장품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9월 유니레버가 토종 브랜드 'AHC'를 보유한 카버코리아 지분 60.39%를 국내 화장품기업 M&A(인수·합병) 사상 최고가인 22억7000만유로(약 3조원) 인수해 세계를 놀라게 한 일이 대표적인 사례다.
로레알그룹은 최근 화장품브랜드 '3CE'를 보유한 스타일난다를 약 5700억원에 인수했다. 앞서 2015년엔 에스티로더그룹이 닥터자르트를 보유한 해브엔비 지분 33.3%를 인수했다.
2016년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이 투자계열사인 L캐피탈아시아를 통해 색조화장품 브랜드 클리오 지분 확보를 위해 570억원(5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관련 업계에서는 글로벌그룹들이 아시아 시장에서의 K-뷰티 인기를 활용해 중국 현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피클럽(JM솔루션), 코스토리(파파레서피) 등 급성장 중인 신흥강자들도 계속 등장하면서 글로벌그룹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서 '히트아이템' 하나만 걸려도 수천억 대박 실현
3일 관련 업계에 다르면 K뷰티 열풍은 '창업 붐'으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자금이 몰리고 있다. 또 해외 진출이 활성화되면서 새 먹거리를 찾아 나선 유통·패션 업계도 화장품 사업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를 보유 중이지만 적극적이지 않던 중소규모 업체들도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2013년 3884개였던 국내 화장품 제조판매업체 수는 지난해 1만1834개로 4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었다.
화장품 브랜드의 수많은 제품 중 한 가지만 중국에서 입소문을 타 '히트 아이템'이 되면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 '엄청난 대박'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K뷰티 수출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기업이 1세대 주자였다. 2000년대 중반부터 '미샤' '더페이스샵' '잇츠스킨' '토니모리' 등 로드숍 채널 브랜드들이 활약했다. 이후론 브랜드숍에서 헬스&뷰티숍으로 채널 재편이 이뤄지면서 3세대 브랜드들이 떠올랐다.
◇'스타일난다' 보다 더 날아오른 신흥강자 수두룩
대표적인 사례로 앞서언급한 카버코리아의 'AHC'와 엘앤피코스메틱의 '메디힐'을 꼽는다. 1999년 설립된 카버코리아는 화장품브랜드 'AHC'의 이보영 아이크림과 마스크팩 라인 등이 대박을 터트리며 2016년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4295억원, 18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174%와 272.6% 증가한 수치다.
엘앤피코스메틱 경우 매출이 2013년 91억원에서 2014년 570억원, 2015년 1888억원, 2016년 4015억원로 매년 3배 정도 매출이 폭증했다. 영업이익 부분에서도 2013년부터 7억원, 181억원, 534억원, 2016년 1287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지난해 엘앤피코스메틱과 카버코리아의 성장세는 다소 더뎌졌다.
또 JM솔루션(지피클럽), 파파레서피(코스토리), 3CE(스타일난다) 등 신생 브랜드들도 '히트 아이템'을 바탕으로 급성장하며 가세했다. 코스토리 경우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전년대비 각각 47.1%와 110% 늘어난 2136억원과 93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피클럽의 경우 제이엠솔루션의 '꿀광 로얄 프로폴리스 마스크'가 중국에서 대박을 내면서 화장품 업계를 술렁이게 했다. 이 브랜드의 전체 마스크팩 누적 판매량(2016년 11월~2018년 6월)은 4억5600만장에 달한다.
지피클럽의 지난해 별도 매출은 498억원, 영업이익은 61억원, 자회사를 합한 연결기준 매출액은 878억원에 영업이익 141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만 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피클럽은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를 8100억원과 3000억원으로 잡았다.
지피클럽이 이 목표를 달성한다면 단 1년 만에 매출은 10배 증가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에 이어 업계 3위를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K뷰티에 글로벌 투자가 몰리는 이유다.
K뷰티 인기는 유럽에 이어 중동과 남미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닥터자르트는 중동 5개국 5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의 에뛰드하우스는 두바이에 1호점을 열었다. 토니모리는 올해 3월 멕시코시티 내 화장품 멀티숍 세포라에 입점했다. 이들 기업들은 남미에서 'K팝' 열풍이 불고 있는 점을 착안해 브라질, 콜롬비아, 칠레 등 중남미 지역으로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화장품 수출 5조 전년比 18%↑ 수출국도 다양화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발표한 '2017년 화장품 생산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수출은 49억4464만달러(5조5900억원)로 전년(41억7842만달러·4조8491억원)보다 18.3% 증가했다. 최근 5년간 평균성장률도 36.8%로 고속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화장품 무역수지는 4조2601억원의 무역흑자를 올렸다. 2012년 처음 흑자로 돌아선 후 6년 연속 성장세를 지속했다. 2015년 1조원, 2016년 3조원을 각각 돌파한데 이어 올해는 4조원을 넘어섰다.
한국 화장품 수출국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는 역시 중국(39.1%)지만 그 뒤로 홍콩(12억2245만달러·1조 3820억원), 미국(4억4547만달러·5036억원), 일본(2억2539만달러·2548억원) 순이다.
또 동남아시아 국가 가운데 베트남(1억4056만9000달러)과 인도네시아(2413만4000달러)가 전년 대비 각각 96.8%, 60.8%로 크게 증가했다. 독일(1367만달러), 폴란드(1311만달러), 아랍에미리트연합(1394만달러)은 지난해 수출 상위 20위 내로 처음 진입한 국가다.
세계 화장품시장 규모는 지난해 503조원(약 4648억3500만달러·유로모니터 추산)을 넘어섰다. 앞으로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들이 피부보정에 강점을 보인 K-뷰티에 관심을 쏟으면서 성장성 확보에 힘을 보탤 것으로 풀이된다.
잘 갖춰진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인프라를 바탕으로 독특한 아이디어를 내세운 신흥강자 브랜드들이 계속 등장하는 점도 긍정적이다. 브랜드사가 코스맥스·한국콜마 ODM업체에 생산과, 임상시험 전문기관 의뢰 등을 맡기면 투자비용과 실패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 '윈윈' 관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그룹들이 국내 브랜드를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사들여 중국 시장을 겨냥하기 위한 거점으로 삼고 있다"며 "지금도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들을 눈 여겨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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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K뷰티로 대표되는 한국 화장품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좋은 화장품=수입품'이란 공식이 깨진 지 오래다. 실제로 해외 명품 브랜드 화장품 상당수가 국내에서 문자상표부착생산(OEM)과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매년 30% 가까이 화장품업체가 늘어나는 등 창업 열기가 가장 활발한 분야다. 최근 '스타일난다'가 6000억원대에 로레알에 인수되면서 제2의 스타일난다를 꿈꾸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앞서 글로벌 생활뷰티기업인 유니레버는 토종화장품 브랜드 'AHC'로 유명한 카버코리아를 3조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전통의 강자와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들이 K뷰티 산업의 역사를 어떻게 바꿔나가고 있는지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