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차단 화장품' 논란…식약처 늦장 대응에 혼란 가중

2018년 봄 또 '가이드라인無'…식약처 "내년 상반기 마련 목표"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미세먼지 차단·방지 기능을 내세운 화장품에 대한 기준 마련에 나섰지만 뒤늦은 대응으로 업계 혼란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수년 전부터 봄이면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려 관련 제품 출시가 잇따랐지만 식약처의 늦장 대응으로 기준 마련이 늦어져 내년 봄에도 같은 혼란을 또 겪게 될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업계 "기준이 없어 너도나도 미세먼지 차단 문구 썼는데…"

28일 최도자 의원실과 식약처에 따르면 미세먼지 차단·방지 효과를 내세운 화장품 중 절반이상은 광고와 달리 실질적인 효과를 입증하지 못해 해당품목 광고업무중지 등 행정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화장품 업계에서는 식약처가 관련 가이드라인을 시급히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혼란이 발생했는데 업체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며 억울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몰에서 안티폴루션 카테고리가 생겨나는 등 인기품목이 되자 대기업·중소기업 구분 없이 관련 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았다"며 "이 과정에서 입증 자료를 준비할 생각도 못한 중소업체들이 적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올해 봄 미세먼지 차단기능을 앞세운 제품 출시가 특히 많아지자 허위·과장 광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화장품제조판매업체 22곳에 미세먼지 관련 광고표현에 대한 실증 자료를 요구하고 분석했다.

식약처는 분석 결과를 토대로 전문기관의 인체 적합성 시험 결과 등 자료를 제출한 12곳은 적합 판정을,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엉뚱한 자료를 제출한 10곳은 광고 중지 등 행정처분 명령을 내렸다.

이들 업체는 스킨케어·자외선 차단제 등을 통해 미세먼지 흡착을 막거나 씻어내는 효과가 있다며 '미세먼지로부터 피부를 지켜주는 안티폴루션 화장품' '미세먼지와 유해물질 차단' 등의 문구로 홍보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10개 업체에 대해 지방 식약청에서 허위·과대 광고에 대한 행정처분을 내리는 중"이라며 "모두 완료되면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이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려면 절차적으로도 시간이 필요해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도자 의원실 관계자는 "화장품 업체 입장에선 정확한 측정방법이 있어야 홍보할 수 있는데 식약처가 가이드라인을 만들지 않아 문제가 된 측면이 있다"며 "관리 부재를 제조판매사에 돌리는 것도 잘못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특허청에 따르면 화장품 업체들은 관련 기준을 찾을 수 없자 황사·미세먼지·중금속 등 유해물질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주는 화장품 개발이라며 특허출원을 점점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유해물질 차단 화장품 관련 특허출원은 2015년 9건에서 지난해 27건으로 세 배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대기업도 안티폴루션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12건 출원됐다.

최도자 의원실 관계자는 "식약처에서 시험방법 등 기준을 만들지 않았는데 특허청에 특허출원할 수 있다는 점이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기업과 소비자 모두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홍보와 소통할 수 있는 기준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세먼지 차단효과 가이드라인 조속히 마련돼야"

미세먼지 차단·방지 화장품에 대한 관련 기준이 없어 혼란이 우려된다는 지적은 지난 4월에도 제기됐다. 그러나 당시 식약처는 별도의 인증 절차 및 가이드라인 마련에 착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존 기능성화장품 분류였던 자외선·주름개선·미백 3종에 염모·탈색·탈염·제모·탈모완화 등 10종으로 확대한 화장품법 개정안을 지난 5월30일부터 시행하고 있지만 미세먼지 차단·방지 관련 제품을 기능성화장품에 추가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별도의 인증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긴 하지만 표시광고 실증제 적용을 강화해 계속해서 점검하고 있다는 입장을 이어갔다.

식약처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이내 화장품의 미세먼지 방지 기능의 시험방법과 효능 기준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며 "미세먼지 차단 화장품을 광고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문구도 함께 담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idea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