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영훈 대표, K2 이어 아이더도 해외진출 좌절…왜?
K2 아이더, 佛본사와 中진출 협의했지만 불허
해외진출 마지막희망 '와이드앵글' 사업역량 집중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정영훈 케이투(K2)코리아 대표가 토종 아웃도어 'K2'의 해외진출이 막히자 프랑스 본사로부터 국내 상표권을 인수한 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의 중국 진출을 시도했던 것으로 처음 확인됐다.
앞서 K2의 경우 미국의 스키·스노보드 브랜드 'K2'와 겹치고 이 기업이 주요 국가에서의 상표권 등록을 선점하면서 해외진출이 불가능해진 것으로 익히 알려졌다.
이처럼 두 주력 브랜드의 수출길이 잇따라 막히자 K2코리아는 직접 론칭한 토종 골프웨어 '와이드앵글'에 사업역량을 집중해 해외진출의 한(恨)을 푼다는 목표다.
◇'K2' 美브랜드에 물먹고 '아이더' 佛본사가 中진출 막아
12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K2코리아는 아웃도어 열풍이 불던 2013년 당시 아이더의 중국 상표권도 인수(또는 라이선스 계약)하기 위해 프랑스 라푸마그룹 본사와 협의에 나섰지만 받아들일 수 없는 계약 조건에 부딪혀 결렬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K2코리아가 아이더 브랜드 국내 사업권을 매입해 국내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후 중국 시장에도 진출하기 위해 본사 측과 협의했지만 무산된 것으로 안다"며 "프랑스 본사에선 중국을 고도의 전략이 필요한 시장으로 봤을 수 있다"고 말했다.
K2코리아는 국내에서의 상표권을 놓고도 2008년 비슷한 이름의 'K-2 Matsin' 'K2 Salaman' 등의 브랜드와 법적 소송을 벌였다. 국내선 다행히 모두 승소해 브랜드명을 지킬 수 있었다.
그러나 해외선 미국의 K2가 북미·유럽·아시아 등 주요 국가에 먼저 상표 등록을 하면서 아웃도어 K2의 해외진출은 요원해졌다.
이는 정 대표에게 큰 아쉬움으로 다가왔을 것으로 짐작된다. 아웃도어 시장이 2000년대 중반부터 2012년까지 해마다 30% 이상 성장률을 기록하며 7조2000억원 규모까지 팽창하는 등 호황기를 맞은 시기였기 때문이다.
아울러 당시 코오롱스포츠와 블랙야크는 포화 상태에 이른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을 위해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던 때였다.
정 대표도 내수시장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가만히 있지 않았다는 점이 뒤늦게 확인됐다. 프랑스 본사로부터 국내 상표권을 인수한 아이더 사업을 중국에서도 펼쳐보고자 중국 상표권 인수 혹은 라이선스 계약을 놓고 협의를 벌였다.
K2코리아는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무렵인 2009년 아이더 국내 상표권을 확보했다. 이후 아이더를 젊은층을 타깃으로 브랜드 차별화에 성공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기준에서도 매출 2500억원을 돌파하며 국내 시장에 자리잡은 때여서 해외진출에 대한 기대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러나 라푸마그룹이 중국 상표권 매각은 거부하고 라이선스 계약에서도 과도한 수준의 로열티 금액을 요구하면서 사실상 막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라푸마그룹은 현재까지도 중국에 아이더 브랜드 진출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프랑스 본사 입장에서 한국 시장 특성에 맞춘 아이더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 그대로 진출하는 점을 다소 부정적으로 고려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브랜드 고유 정체성보다는 스타마케팅 등 한국의 정체성에 맞춰 브랜드를 키운 경험을 신뢰하기 힘들었을 수 있다"며 "아이더가 국내 시장에서 1등 브랜드로 올라선 건 아닌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브랜드가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게 되면 한정된 내수시장만 보고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전략을 수립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글로벌브랜드로 나아가야 지속성장이 가능한 데 국가마다 진입장벽이 높은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상표권에 잇단 골머리 K2코리아…토종골프 와이드앵글에 배팅
정 대표는 해외진출이 가능한 마지막 대안으로 남은 골프웨어 브랜드 와이드앵글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K2코리아는 지난해 초 와이드앵글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면서 "2018년부터 중국을 시작으로 일본·미국 등 해외시장을 넓혀가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케이투코리아(K2·살레와·다이나핏)와 아이더 지난해 실적은 전년대비 하락한 반면 와이드앵글만 독립 첫해 만에 호실적을 거둬 정 대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K2코리아 매출은 3182억원으로 전년(3668억원) 대비 13.3%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전년 893억원보다 42.3% 줄어든 515억원을 기록했다. 특수 관계사 아이더(정영훈 대표 84%·성유순(모친)씨외특수관계자 16%)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2457억원, 431억원으로 2016년 2566억원, 578억원보다 각각 4.2%, 25.4%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1월1일부로 별도법인이 된 와이드앵글(정영훈 대표 80%·정은숙외특수관계자20%)의 매출은 587억원으로 케이투코리아 소속 사업부일 당시의 315억원보다 86% 급증했다. 영업이익 면에서도 영업손실 8억5000만원에서 흑자전환(61억4000만원)됐다.
아이더 관계자는 "프랑스 본사와 아이더 상표권(라이선스) 협의를 진행하며 중국 진출을 노력했던 것은 맞다"고 말했다.
K2코리아 관계자는 "K2와 아이더의 해외진출이 어려워진 만큼 와이드앵글을 통해 중국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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