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만 걸려라?…'로또 화장품' 노린 업종불문 진출 러시

中여성들 입소문 한 번 나면 수백억이 '덩굴째'
유통·패션·담배 이어 식품업계도 화장품 '눈독'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제약·패션·유통에 이어 식품 기업들도 화장품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를 보유 중이지만 적극적이지 않던 중소규모 업체들도 이 사업을 본궤도에 올렸다.

'K-뷰티' 열풍이 점점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한 제품만 중국에서 입소문 나도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로또 아이템'이 될 수 있어서다.

중국 화장품 시장은 약 40조원 규모에 달하는 세계 2위 시장으로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국산화장품의 중국 수출액은 지난해 1조1800억원으로 전년(6068억원) 대비 2배 증가했다.

◇단일 제품 수천억 대박 행렬…'로또'나 다름없어

20일 업계에 따르면 잇츠스킨 '달팽이크림' 클레어스코리아 '마유크림' 엘앤피코스메틱 '메디힐마스크팩' 등 단일 제품군이 중국에서 소위 '대박'을 내 단숨에 외형을 성장시키는 사례가 늘자 업종을 불문하고 너도나도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하고 있다.

대표적인 대박 사례 잇츠스킨은 달팽이크림(프레스티지 끄렘 데스까르고) 제품군이 중국 여성들로부터 인기를 크게 끌어 단숨에 브랜드숍 4위(2015년)를 차지하며 깜짝 등장했다.

잇츠스킨 2014년 매출은 2419억원으로 전년 대비 361% 증가했고 특히 영업익은 991억원으로 무려 1038% 뛰어 올랐다. 지난해 매출도 28% 증가한 309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달팽이 점액 물질(무신)에 대한 중국 측의 위생허가를 1년째 받아내지 못하고 신흥 브랜드들에 밀려나면서 지난해 말부터는 성장세가 꺾인 상태다.

클레어스코리아도 마유(馬油) 성분이 든 '게리쏭 마유크림' 한 제품군이 중국에서 불티나게 팔리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2013년 49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14년 1000억원, 지난해 180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엔 메디힐마스크팩 브랜드가 중국 여성들을 사로잡으며 4100억원 매출 달성을 앞두고 있다. 이는 기존의 화장품 브랜드숍 순위에서 3위 자리를 지키던 에이블씨엔씨 미샤를 추월해버리는 규모다.

엘앤피코스메틱에 따르면 2013년 91억원에서 2014년 570억원, 지난해 1888억원으로 매년 3배 이상 매출이 폭증했다. 영업익에서도 2013년부터 7억원, 181억원, 534억원, 올해는 1000억원 이상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홈쇼핑 채널에서 '아이크림' 돌풍을 일으켜 급부상한 카버코리아 'A.H.C'도 4000억원 매출 달성을 앞두고 있다. 올해엔 중국에서 'A.H.C 하이드라 수더 마스크' 등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지난 광군제 기간 티몰 국제관 마스크팩 부문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카버코리아 관계자는 "한류 스타들의 피부 비결이 국산 마스크팩으로 알려지면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말했다.

애경 '에이지 20’s 에센스 커버팩트'ⓒ News1

애경은 올해 '왕홍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쳐 면세점 채널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견미리 팩트'로 유명한 '에이지 20's 에센스커버팩트' 경우 지난해말 시내면세점에 처음 입점한 이후 10개월 만에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다. 이 제품의 출시(2013년 9월) 이후 누적매출은 2000억원이다.

이들 업체들은 홍보모델로 한류 드라마에 출연한 스타배우들을 기용하고 중국판 인터넷스타 격인 '왕홍'들이 제품을 소개하게 하는 바이럴마케팅을 통해 대박을 가져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왕홍이 특정 제품을 소개하면 단기간에 매출이 뛰기도 해 영향력을 실감하고 있다"며 "또 한류 스타들의 피부 비결로 국산마스크팩이 꼽히면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밖에선 쉬워 보이지만 '생존경쟁' 치열

K-뷰티 열풍을 타고 화장품 시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새 먹거리를 찾아 나선 유통·패션·담배에 이어 식품 업계도 화장품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먼저 신세계 이마트는 화장품 PB브랜드 '센텐스(SCENTENCE)'를 론칭하며 기초 화장품과 헤어·보디 제품 등을 출시했다. 지난 9월에는 '노브랜드' 브랜드를 통해 스킨케어·선케어 등 총 12가지 상품 라인을 선보였고 스타필드하남에는 화장품 편집숍 '슈가컵'을 열었다.

패션기업 신세계인터내셔날도 PB브랜드 '비디비치' 사업을 확장하면서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와 손잡고 합작법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설립해 화장품 ODM·OEM 사업에 발을 들였다. 현재 경기도 오산에 공장과 연구센터를 짓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PB브랜드 '엘앤코스(el&cos)'를 론칭하고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 노원점, 김포공항점 등 백화점 채널과 롯데닷컴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엘앤코스는 연내 10여가지 품목을 추가 출시하고 내년에는 브랜드숍을 열 계획이다.

KT&G는 2011년 '꽃을든남자'로 유명한 소망화장품을 인수한 이후 최근에서야 코스모코스로 개명하고 화장품 브랜드 '비프루브(VPROVE)'를 론칭하는 등 사업확대에 나섰다. 서울 명동과 충무로에 비프루브 브랜드숍을 오픈하고 한류스타 박보검을 모델로 기용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KGC인삼공사도 2010년 화장품 계열사인 KGC라이프앤진 지분을 모기업인 KT&G에 넘긴 뒤 접었던 화장품 사업을 6년 만에 재개했다. 이 회사는 그동안 중국에서 인지도를 쌓아온 홍삼브랜드 '정관장'이 보유한 유통망을 활용해 화장품 사업을 키울 계획이다.

‘라운드어라운드 바나나/(딸기)맛우유 모이스춰라이징’ ⓒ News1

빙그레의 경우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과 손잡고 '바나나맛우유' 디자인을 입힌 화장품 11종을 내놓았다. 중국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바나나맛우유를 화장품과 접목해 수익증대를 꾀한 것. 이 협업은 올해초 빙그레 측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빙그레 관계자는 "바나나맛우유로 젊은층의 관심을 끌 마케팅 전략을 고민하다 나온 아이디어"라며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업체 셀트리온의 자회사 셀트리온스킨큐어(옛 한스킨·2012년 인수) 역시 올해부터 화장품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스킨을 셀트리온스킨큐어로 변경하고 신규브랜드 3개를 한번에 론칭했다. 서울 서초구에 신사옥도 짓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타업종과 비교했을 때 화장품은 중국을 넘어 세계로 수출 기회가 열려 있는 산업"이라면서 "국내 ODM 기업들과 협업해 브랜드를 론칭하면 투자 리스크가 낮은 편이기도 해 화장품 진출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화장품 업계에서는 진출을 시도하는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자 출혈경쟁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진출하기는 용이할지 몰라도 성공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에서 먼저 인지도를 높인 후 이를 활용하는 전략을 세워야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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