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글로벌 태양광 공급망 독점…韓기업 제도적 보호 필요"

中, 수직계열화로 가격 경쟁력…韓제품 가격보다 10% 넘게 저렴
美와 전략적 제휴 맺어야…美 현지화+투자세액 공제 등 내수시장 보호

군산 유수지 수상 태양광ⓒ 뉴스1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중국이 전 세계 태양광 공급망을 사실상 독점한 가운데 한국은 미국 등 핵심 수요국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15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2021년 하반기 태양광 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전 세계 폴리실리콘 생산용량 77만톤 중 76%인 58만4000톤(76%)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과거 3위권 폴리실리콘 생산국이었으나 국내 제조여건이 악화되고 폴리실리콘 가격이 떨어지면서 국내 공장 대부분 가동을 멈춘 상황이다. 반면 중국은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올해 이후 중국산 비중은 80%를 넘을 전망이다.

중국은 폴리실리콘 외에도 태양광 공급망 대부분에서 독점적 위치를 확보했다. 웨이퍼의 경우 지난해 전 세계 생산용량 335GW(기가와트) 중 97%인 324GW를 중국이 차지했다. 중국의 웨이퍼 공급 없이는 태양전지 생산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중국이 태양광 발전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과 웨이퍼를 독점하면서 세계 태양관 산업의 공급망을 장악했다는 게 연구소 측 판단이다. 중국업체들은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공급량을 조절해 가격까지 통제할 수 있게 됐다.

태양전지의 경우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생산용량 총 338GW 중 84%인 283GW를 중국이 점유했다. 전 세계 상위 10개 기업 중 한화큐셀을 제외한 9개 기업이 모두 중국 기업이다. 1위인 트리나(Trina)의 생산용량(35GW)은 한화큐셀(8.9GW)의 3배 수준이다.

중국의 태양전지 모듈 생산용량은 지난해 322GW로 전 세계 생산용량(418GW)의 77%를 차지했다. 중국 기업인 룽지(Longi)가 57.7GW로 선두에 있고, 한화큐셀은 10.5GW로 8위다.

지난해 전 세계 태양광 신규 설치량이 증가하며 중국 태양광업체들의 영업이익은 늘어난 반면, 한국업체는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글로벌 태양광 신규 설치량은 전년 대비 28% 성장한 184GW였다.

룽지의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7.2% 증가한 13억1000만달러(1조6118억원)를 기록했다. 반면 한화큐셀은 지난해 32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기업들의 성과를 가른 것은 핵심 소재 가격 인상이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2020년 6월 kg당 6.5달러에서 지난해 12월 37달러로 4692% 올랐고, 웨이퍼는 지난해 3월부터 1년 간 51%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태양전지와 모듈 가격은 각각 33%, 20% 올라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낮았다.

룽지는 잉곳부터 모듈까지 최고 수준의 원가격쟁력을 확보한 수직계열화를 구축해 좋은 실적을 거뒀지만, 웨이퍼를 수입해 태양전지, 모듈을 만드는 한화큐셀의 경우 소재 가격 인상분이 제품 가격에 모두 반영되지 못해 적자를 기록했다는 게 연구소 측 분석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강정화 선임연구원은 "중국 상위기업과 한국 기업 간 실적 차이가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시장지배력 및 원가경쟁력 차이에 기인한다"며 "중국 기업들이 대규모 설비 증설을 통해 생산단가를 낮추고 있어 한국 기업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야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중국 제품 가격이한국 제품의 가격보다 10% 넘게 싸다.

중국 독점화에 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미국을 중심으로 태양광 공급망을 재건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은 미국 현지 공장 설립 등 투자와 현지화를 통해 미국의 움직임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게 연구소 측 제언이다.

미국은 SEMA(Solar Energy for America Act)를 통해 미국에서 생산된 제품에 세금을 돌려주는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산 태양광 제품의 원가경쟁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중국 태양광 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적극적 금융 지원과 저렴한 전기요금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내수 시장을 통해 선도기업으로 도약했다.

강 선임연구원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중국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조분야 투자세액 공제 확대 및 국산 사용시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우대 등 내수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