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 회장 20주기…최태원 "SK 성장이 아버지 성공 입증"

최태원 회장 "선친 뜻 이어 '최종현 학술원' 설립" 약속
홀로그램으로 환생 최종현 회장 "세계 시장 재패해 달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4일 오후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고 최종현 선대회장의 20주기 추모식에서 추모객들을 맞이하고 있다.2018.8.2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SK가 이만큼 성장한 것 자체가 선대회장이 훌륭한 경영인이셨다는 점을 증명합니다. 선대회장께서 당신 사후에도 SK가 잘 커나갈 수 있도록 뿌리 내려주신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우리가 함께 이를 증명해낸 점이 기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4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최종현 회장 20주기 추모 행사 인사말씀에서 "제 자신이 훌륭한 경영자라는 것은 아직 입증하지 못했으나 아버지가 훌륭한 경영자임은 입증된 것 같아 기쁘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선대회장은 SK에 좋은 사업들도 남겨 주셨지만 무엇보다 먼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혜안과 변화를 만들어 가는 도전정신을 그룹의 DNA로 남겨주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SK의 철학과 경영시스템을 담아 만드신 SKMS가 경영활동의 의미와 방법론에 대한 길잡이가 돼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선친의 뜻을 이어 학술재단을 신설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그는 "선대회장은 나라의 100년 후를 위해 사람을 키운다는 생각으로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해 이 땅의 자양분 역할을 하고 계신 많은 인재들을 육성하셨다"면서 "저도 미약하게나마 선대회장의 뜻을 이어가고 고마움에 보답하고자 새로운 학술재단인 가칭 '최종현 학술원'을 만들겠다"고 했다.

최종현 회장이 1974년 사재를 털어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했다. '일등국가가 되기 위해선 세계적 수준의 학자들을 많이 배출해야 한다'는 지론에 따른 것이다. 지난 44년 동안 3700여명의 장학생을 지원했고, 747명의 해외 명문대 박사를 배출하는 등 대한민국 인재 산실의 요람으로 자리잡았다.

이날 추모식은 '최종현 회장, 그를 다시 만나다'를 주제로 진행됐다. 최종현 회장의 업적을 다룬 영상을 시작으로 SK 주요 산업을 소리로 표현한 연주 영상, 최종현 회장과 한국고등교육재단 장학생 출신인 염재호 고려대 총장의 대담 영상이 이어졌다.

26분짜리 대담영상에선 염재호 총장과 함께 그래픽과 사진으로 합성해 구현한 최종현 회장이 기업관과 국가관, 인재관은 물론 SK의 경영철학인 SKMS, SK의 사회적 가치 경영 등에 대해 자연스럽게 대화했다.

행사 말미에는 최종현 회장이 SK텔레콤의 AI(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홀로그램 영상과 음성으로 20년만에 참석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최종현 회장은 홀로그램 영상에서 "선경 시절부터 글로벌 기업 SK가 되기까지 청춘을 바쳐서 국가와 회사만을 위해 달려와 준 우리 SK 식구들 정말 수고가 많았다"고 임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어 "앞으로 세계 시장을 재패할, 더 치열하게 뛰어줘야 할 SK 가족들, 항상 지켜보고 응원하겠다"고 말했고 참석자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최종현 회장은 아들과 딸, 손녀 등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기도 하고, 자신을 보러 온 참석자들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등 생전에 보였던 사람에 대한 애정을 다시 한번 나타냈다.

이날 추모 행사에는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 김창근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전·현직 SK 임직원과 함께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박관용 전 국회의장, 한덕수 전 국무총리,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정계, 학계, 언론계 등 각계 인사 500여명이 모여 고인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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