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소동'에 석유화학업체 '억울'… 원인 미상에 주민들 '답답'

인천 서구서 악취 발생, SK인천석화 지목됐지만 조사결과 '기준미달'
울산·여수·대산도 악취 민원 지속…"주민들 신뢰하는 시스템 필요"

SK인천석유화학ⓒ News1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석유화학업체들이 원인 모를 악취 소동에 시달리고 있다. 석유화학업체 인근에서 악취가 발생하면 주민 대부분은 이들 업체를 의심하지만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악취 소동이 있을 때마다 이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인천에서 발생한 악취 소동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에는 석유화학공장이 밀집한 울산은 물론 최근 여수, 대산 등지에서도 꾸준히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해 주민들의 불만과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인천 서구 시민들 "가스냄새 난다"…SK인천석화에 의심 집중

19일 인천시 서구청에 따르면 16일 오전 3시부터 17일 오전 9시까지 서구 석남동, 신현동 일대에서 가스 냄새가 난다는 주민 신고 약 70여 건이 접수됐다.

서구청은 SK인천석화 공장 내 유수분리시설을 악취의 원인으로 추측하고 시료채취를 진행했다. 이 유수분리시절의 덮개는 지난해 9월 낙뢰로 인해 깨진 바 있다.

그러나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의 복합악취배출 조사 결과 기준치 이하로 나왔다. 시간대별로 2차례 측정했지만 악취가 복합악취배출기준 300배에 미치지 않는 100배와 120배로 나왔다.

서구청 악취관리팀 관계자는 "유수분리시설 틈새로 악취물질이 새어나온 것으로 추정했다"며 "결과과 기준치 이하여서 SK석화에 과태료를 부과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인천석화의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은 관계자는 "유수분리시설이 파손된 것은 사실이지만 즉시 보수했고 지금은 덮여있는 상태"라며 "시설개선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악취가 새어나올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인천 서구 일대에 접수된 악취 관련 민원은 1750건이었다. 이 중 악취 원인으로 SK인천석화를 지목한 민원은 500여건 정도로 28.6%를 차지했다.

서구청은 458건에 대한 오염도 검사를 실시했고 기준이 초과된 업체는 18곳이었다. SK인척석화는 한 번도 적발되지 않았다.

김진한 인천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인천 서구에는 소각장은 물론 영세한 의료폐기물업체, 폐수수탁처리업체, 무허가 공장들까지 악취를 발생시키는 요인들이 많다"며 "이들 업체의 악취 방지 시설이 미흡한 경우가 많아 SK석화보다 관리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구청 관내에 위치한 악취배출업소는 1192개에 달한다. 현재 인천 서구에는 수도권매립지, 공촌하수종말처리장, 청라광역생활폐기물소각장, 신인천복합화력발전소, 서인천복합화력발전소, 인천화력발전소, 서부산업단지 등이 몰려 있다.

특히 SK인천석화가 악취의 주범으로 몰리는 이유는 주민들의 불신 탓이 크다. SK인천석화는 2014년 파라자일렌(PX)공장을 건립했지만 시운전 과정에서 유독성 화학물질인 나프타 유출사고가 발생하고 불꽃까지 일며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PX공장은 대개 대규모 산업단지 내에 위치해 있지만 SK인천석화 공장은 주택가와 길 하나 사이를 두고 있어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화학단지 주변 꾸준한 악취민원…"대부분 원인 못 찾아"

지난해 여름 울산 석유화학단지 주변은 물론 인근 부산시에서도 악취 관련 민원이 급증했다. 당시 지진 전조현상이라는 괴담까지 돌았다. 울산 내 석유화학 단지에는 SK이노베이션·에쓰오일·한화케미칼·효성 등이 위치하고 있다.

당시 국민안전처까지 나서 전문가들을 동원, 원인 규명에 나섰으나 주민들이 납득할만한 뚜렷한 실체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합동조사단은 울산 일대에 퍼진 냄새는 인근 석유화학공단에서 발생한 악취가 원인인 것으로 결론 내렸다. 하지만 가스 냄새나 악취를 일으킨 업체나 정확한 발생지점은 등은 조사에서 밝혀지지 않았다.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현대오일뱅크 등이 들어가 있는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와 GS칼텍스, LG화학, 금호석유화학, 한화케미칼 등이 위치해 있는 전남 여수석유화학단지에서도 악취 관련 민원은 꾸준히 발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 울산 등 각 지자체도 실시간 악취모니터링, 무인감시, 악취관리전담팀 구성 등을 통해 악취 대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악취는 발생 후 순간적으로 대기로 확산되며 사라져버려 발생 사업장 추적과 원인 규명이 쉽지 않다. 악취관련 모니터링이 진행되고 있어도 주민들이 결과를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조강희 인천환경운동연합 대표는 "각 기업들은 물론 자치단체, 연구기관 등에서도 악취관리를 강화하고 있지만 주민들이 결과를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인근 주민들이 악취모니터링에 직접 참여하는 등 신뢰할 수 있는 소통구조를 만드는게 우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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