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휘발유, 넣을까 말까 ③]옥탄가 논란 알고보니 '해프닝'
간이검사로 못해...전문장비로 엄격히 해야
최근 3년간 유통문제로 딱 두건만 이상보고
- 강현창 기자
(서울=뉴스1) 강현창 기자 = 고급휘발유와 무연 휘발유의 품질을 가르는 기준인 옥탄가는 얼마나 엄격히 관리될까.
지난 5일 한 자동차 튜닝전문 인터넷 사이트에서 간이 테스트 결과 일반휘발유보다 옥탄가가 낮은 고급휘발유를 파는 주유소가 무더기로 나왔다고 주장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는 믿을만 하지 못한 검사로 인한 해프닝이었다.
옥탄가(Octane Number)란 이상점화현상을 말하는 노킹(knocing)현상을 억제하는 정도를 수치로 표시한 것이다.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에 따라 무연 휘발유는 91이상, 고급휘발유는 94 이상이어야 한다.
◇ 옥탄가 검사 휴대용기로 못해...전문장비로 엄격한 조건에서 해야
이에 대해 석유제품의 품질관리를 담당하는 한국석유관리원이 나서서 교통정리를 했다. 문제가 된 업체에 대한 옥탄가 검사를 공인된 방법으로 실시한 결과 이상이 없다는 것이이다.
해당 인터넷 사이트의 테스트에는 휴대용 옥탄가 시험기가 이용됐다. 그러나 석유관리원에 따르면 휘발유의 옥탄가를 검사하기 위해서는 산업표준심의회 규정(KSM 2039·ISO 5164)에 의해 테스트 전용 엔진(CFR 엔진)과 부속 장치, 측정 계기류를 갖춘 전문 장비를 갖춰야한다.
여기에 사용하는 장비는 전 세계에서 옥탄가를 공식 측정하는 기관이 모두 사용하는 국제적인 기준의 단일장비다. 가격만 10억원이 넘는다.
장비의 엔진은 점화실 내 연료의 압축비와 노킹의 강도를 측정할 수 있는 특수한 설비가 달려있다. 주변의 습도와 온도를 통제한 상태에서 엔진에 휘발유를 주입하고 연소시켜 노킹 강도를 측정한 뒤, 이 결과를 이소옥탄과 노르말헵탄 등을 통해 조제한 표준용액의 노킹강도와 비교 계산하여 옥탄값을 측정하게 된다.
테스트 가동 시 시험용 엔진의 각 파트별 온도와 압력이 모두 기준에 맞아야 하고, 장비를 켜고 끄는 순서, 조작 핸들의 작동 각도 등까지 모두 규정으로 정해뒀다. 또 사람과 장비를 달리해 테스트를 한 번 더 진행한 뒤 두 시험의 결과가 일치해야 최종적인 휘발유의 옥탄가가 정해진다.
◇ 3년간 유통문제로 딱 두건만 옥탄가 이상 보고
현재 판매되는 고급휘발유는 모두 이 기준에 따라 옥탄가를 부여받고 생산 중이다. 석유관리원은 매월 불시에 정유사 생산설비를 방문, 현장에서 검사용 휘발유를 수집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진행된 3218차례의 생산설비 검사에서 옥탄가에 이상이 있던 적은 한 번도 없다. 정유사가 아니라 주유소나 대리점 등 유통과정에서 옥탄가 문제가 생긴 적은 9만1444회의 검사에서 두 번이 있었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테스트를 진행한 업체는 본인들이 진행한 간이 테스트 결과가 정식 테스트 결과와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지만 사실 큰 차이가 있다"며 "엔진파손이 마치 기준 미달의 고급휘발유 때문이라는 뉘앙스로 설명하고 있어 오해의 소지도 크다"고 설명했다.
석유관리원 관계자는 "각 정유사에서 나오는 휘발유는 엄격한 검사를 통해 품질관리가 이뤄지고 있다"며 "원리조차 알 수 없는 공인되지 않은 방법으로 옥탄가를 측정하고 그 결과를 해당 업체의 실명과 함께 공개한 것은 석유제품의 유통질서를 크게 어지럽힌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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