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건기법 시행…'제2의 마우나리조트 참사' 막을까
부적합 철강재, 사용자와 공급자까지 제재…최고 '징역 2년 이하' 처벌수위 낮다는 지적도
- 박기락 기자
(서울=뉴스1) 박기락 기자 = 건설자재 및 부재의 품질확보 의무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건설기술진흥법 개정안(이하 건기법)이 23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건설현장에서 부적합 철강재를 퇴출시킬 수 있을지에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건기법은 품질시험을 거치지 않은 건설자재의 품질 및 안전확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높아짐에 따라 품질확보 책임 소재를 넓히고 위반시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돼 지난해 5월 고시됐다.
그동안 건설현장에서는 부적합 철강재 사용으로 수많은 사고가 발생,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야기해 왔다. 올 2월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는 강도가 떨어지는 부실 철강재 사용으로 발생한 대표적인 사고로 꼽힌다.
또 지난해 7월 17명의 사상자를 낸 울산 물탱크 붕괴사고도 인장강도 기준에 미달하는 중국산 볼트가 조립에 다수 사용됨에 따라 수압을 이기지 못한 물탱크가 붕괴되면서 발생했다. 이전의 건기법이라면 건설 현장에서 부적합 철강재를 사용한 시공업자와 건물주까지가 처벌 범위에 해당됐지만 23일 이후부터는 부적합 철강재의 판매 및 공급업자와 수입업자까지 처벌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건기법 시행 이후 단속과 제재가 제대로 이뤄져야만 실효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관계자는 "건축물에 사용되는 대부분 철강재의 경우 공사가 일정부분 진행되면 어떤 제품을 사용했는지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며 "공사 일정을 고려해 사전에 불량 제품을 차단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대다수 중소건설현장의 경우 시공업체들이 공사 단가를 낮추려 하다보니 저렴한 가격의 수입산 부적합 철강재가 광범위하게 사용될 소지가 높아 다수의 공장현장에 대한 단속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어려워진 건설 경기를 틈다 수입업자들이 저렴한 가격을 장점으로 기존 제품보다 중량을 10%까지 줄인 H형강, 철근을 유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형강은 건물의 뼈대 역할을 하는 필수적인 자재라는 점에서 부적합 제품을 사용했을 경우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개정된 건기법에 따라 부적합 철강재 적발시 사용자와 공급자가 받게 되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은 너무 가볍다는 의견이 많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 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민 안전을 위해할 수 있는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철강업체 관계자는 "건기법 시행으로 무분별하게 유입되는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이 다소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며 "부적합 철강재 이용에 따른 처벌도 중요하지만 지나친 하도급과 같은 저가 자재를 사용하게 만드는 건설산업 구조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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