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변호사 안 부러워"…AI붐에 결혼시장서 '삼성·하이닉스맨' 인기

결혼정보업체 "삼성전자·하이닉스 직원 A+ 등급"
진로·취업시장에서도 인기…고려대 반도체공학과 입결 역대 최고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앞에 직원들이 걸어가고 있다. 2024.7.25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고공 행진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직원들에게 거액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하면서 양사 직원들이 결혼 시장에서 선망의 배우자로 떠오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23일 한국의 결혼정보업체들을 인용해 양사 직원들이 의사·변호사 등 전통적인 엘리트 직업군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혼정보업체 비에나레(Bien Aller)의 손동규 대표는 "의사, 변호사,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 혹은 매우 부유한 집안 출신이 전통적으로 A+ 등급을 차지했다"며 "과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직원은 B+ 또는 A등급이었으나 지금은 A+에 가깝다"고 말했다.

결혼정보업체 선우의 이성미 커플매니저도 "여전히 의사, 변호사, 치과의사 같은 전통적인 전문직을 선호한다"면서도 "하지만 최근에는 SK하이닉스 직원을 소개하면 '와, 이런 사람도 여기에 있나요'라는 반응이 자주 나온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성과급 체계를 개편하면서 직원들에게 상당한 보상을 보장한 데 이어 삼성전자도 지난달 노사가 임금 협상에 합의하면서 반도체(DS) 부문 직원은 올해 약 6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분위기는 결혼 시장을 넘어 진로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에서는 오랫동안 의사와 변호사가 선망의 직업이었지만 일부 반도체 공장에서는 고졸 학력만 요구하기에 특성화고 진학을 고려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설비 엔지니어 채용 제의를 받은 평택마이스터고의 정성찬 학생(19)은 "많은 친구들이 부러워한다"며 "솔직히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어려운 시대라 이런 이유 때문에 학교 인기가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가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대학생 진로 컨설턴트로 일하는 전 삼성전자 직원 박준영 씨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사 경쟁이 매우 치열해졌다"며 "거의 대학 입시 경쟁을 방불케 할 정도"라고 말했다.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고려대학교가 2021년 SK하이닉스와 협력해 신설한 반도체공학과의 합격선은 2026학년도 입시에서 역대 가장 높았다.

반도체공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구본호 씨는 반도체 엔지니어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한다며 "친구들에 비해 취업 전망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반도체공학과의 이형민 교수는 이러한 흐름에 대해 "반도체 산업이 이제야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걸맞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