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나비효과', K-제조업 '신뢰' 흔들…中·대만 반사이익
삼성전자 총파업, 中·대만 반도체 '반사이익' 기대감 주가↑
'흑자 n% 배분' 요구 확산…노사 갈등 우려에 '적기 공급' 의문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전자(005930)가 가까스로 총파업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한국 제조업 신뢰도 전체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서 출발한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가 자동차와 조선 등 K-제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 사례를 통해 확인했듯이 노조의 이번 요구는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어서 노사 협상이 장기화하고 파업 가능성 또한 커지게 된다.
이는 양질의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는 능력을 바탕으로 쌓아 온 K-제조업 신뢰도에 의문을 품게 하는 요인이다. 해외 수요 업체 입장에서는 공급 차질에 대비할 수밖에 없고 중국과 일본, 대만 등 K-제조업 경쟁 국가들은 반사이익을 누리게 된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파업은 '글로벌 공급망 대란'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비롯해 스마트폰, 전기차 등 주요 산업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핵심 부품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KB증권 추정에 따르면 이번 파업으로 글로벌 D램 공급이 3~4%, 낸드 공급은 2~3%가량 감소할 수 있다.
업계 안팎에선 총파업이 18일간 이어질 경우 직간접적 손실이 최대 100조 원에 달할 것이란 추산도 나온다. 생산 라인 정상화에도 파업 이후 추가로 2~3주가 더 소요될 것이란 분석이다.
공급 차질이 현실화하면 금전적 손실 외에도 신뢰도와 브랜드 이미지 손상 같은 무형 자산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의 공급 안정성에 의문이 생기면 고객사는 대체 공급처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포럼에서 "단기 손실은 협상으로 복구할 수 있지만 신뢰와 시장 구조 변화는 비가역적 비용으로 남을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대만과 중국 등 경쟁 업체들만 반사 이익을 누리게 된다. 실제로 이런 반사 이익 기대감에 최근 중국 반도체 업계 주가가 급등했다. 홍콩 증시에서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SMIC 주가는 전날 전 거래일 대비 9~10%가량 상승했다. 중국 2위 화홍반도체 주가 역시 상하이 과창판에서 18% 급등했다.
1분기 호실적에 더해 반도체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맞물린 결과다. 삼성전자 파업으로 반도체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점을 감안하면 파업이 직간접적으로 호재로 작용한 셈이다.
파업으로 인한 신뢰도 리스크는 반도체 외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조짐이다. 삼성전자 노조의 요구인 '영업이익 N% 성과급 지급' 요구가 다른 업계로도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계에선 현대차(005380) 노조가 순이익 30% 성과급을, 기아(000270) 노조가 전년도 영업이익 30% 성과급 및 자사주 지급 확대를 각각 요구하고 있다. 조선업계에선 HD현대중공업(329180) 노조가 영업이익 최소 30% 성과급 배분을 요구하고 나섰다.
완성차 업계의 경우 노조 파업 촉발로 고객 인도 시점이 지연되면 시장에서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납기 준수가 생명과도 같은 신뢰 자산인 조선사의 경우 발주 기피 대상이 되거나 계약 조건 협상 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 이 경우 최대 경쟁국인 중국과의 경쟁에서도 치명적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파업이 길어지면 고객에 물건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면서 신뢰도와 브랜드 이미지까지 악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거대 기업으로 국가 신용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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