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中 최대 가전 전시회 'AWE' 불참…마케팅 전략 '새판'
작년 최고경영진 찾아 공들였지만 3년만에 불참 가닥
"브랜드 인지도, 이미 세계 최고"…프리미엄·B2B 집중 공략 포석
- 최동현 기자, 정은지 특파원
(서울·베이징=뉴스1) 최동현 기자 정은지 특파원 = 삼성전자(005930)가 중국 최대 가전 전시회인 'AWE'에 올해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최고경영진이 이례적으로 부스를 돌며 공을 들였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분위기다.
관련 업계는 삼성전자가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본격화했다고 평가한다. 이미 '삼성' 브랜드를 모르는 이들이 없는 상황이어서 전시회 참여 실익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앞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전시장이 아닌 호텔에 별도 공간을 마련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바이어를 개별 접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베끼기' 우려도 잠재울 수 있어서다.
2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다음달 12~15일(현지시각) 중국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SNIEC)에서 열리는 'AWE 2026'에 단독 전시관을 꾸리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AWE는 미국 CES, 독일 IFA와 함께 글로벌 3대 가전·IT 전시회로 꼽히는 아시아 최대 규모 가전 박람회다. 올해는 17만㎡(약 5만1425평) 규모 전시장에 1200개 이상 글로벌 기업이 참가한다. LG전자(066570)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부스를 꾸릴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AWE에 불참하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2020~2022년)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2010년대까진 간헐적으로 AWE에 참가하다가 2023년부턴 3년 연속 대규모 전시관을 열고 중국 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직전 행사였던 AWE 2025에선 고(故) 한종희 삼성전자 전 부회장과 조주완 LG전자 전 부회장 등 양사 수뇌부가 현지 부스를 활보하는 장면이 포착돼 화제가 됐다. 국내 양대 가전기업의 최고경영진이 직접 AWE 행사장을 찾은 건 처음이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프리미엄과 B2B(기업간거래) 중심의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본격화했다고 분석한다. 볼륨존(보급형 모델) 위주의 대중형(B2C) 전시보다는 비교 우위를 점하고 있는 프리미엄 가전과 B2B 사업으로 마케팅의 무게추를 옮겼다는 것이다.
맞춤형 마케팅은 올해 1월 미국 CES2026부터 이미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CES 최고의 노른자위로 통하는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 중앙 부스를 수년째 독차지했는데, 올해는 LVCC와 떨어진 라스베이거스 윈 호텔에 단독 부스를 꾸렸다.
당시 삼성전자는 "그간 여러 부스에 나뉘어 전시됐던 'AI 가전 생태계'를 한자리에 모아 온전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보안'과 'B2B'까지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실제 불특정 다수에 노출된 LVCC 부스는 중국 업체 관계자나 기술 유출 유튜버 등 '달갑지 않은 손님'을 걸러내기 어려웠다. 이에 삼성전자는 핵심 제품과 기술은 LVCC 부스에 전시하지 않고 별도의 B2B 전용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
AWE는 다른 가전 전시회와 달리 참가 업체의 90%가 TLC, 하이센스, 하이얼 등 중국 업체 중심인 데다, 볼륨존에선 한국 가전의 경쟁력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삼성전자가 AWE 불참을 결정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국 TCL의 글로벌 TV 출하량이 16%를 기록해 삼성전자(13%)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월별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지난 2024년 12월 이후 1년 만이었다.
중국의 대규모 연말 온라인 쇼핑 축제인 슈앙스얼(双十二·12월 12일) 여파로 내수 판매가 일시적으로 급증한 측면이 있지만, 저가를 앞세운 중국 가전이 삼성전자의 아성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삼성전자 매출에서 북미 다음으로 규모가 큰 시장인 만큼 사업 비중을 축소하긴 힘들 것"이라면서도 "AWE가 사실상 중국 업체 중심 전시회로 성격이 굳어진 데다, 삼성전자가 프리미엄·B2B 중심으로 전략을 재편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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