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관처럼 웰컴 티 내오는 가전쇼룸…'억'소리 나는 SKS서울[르포]

가전 값만 7000만, 이태리 가구 고르면 5억…구독도 할인도 없다
매출보단 '럭셔리 브랜드' 경쟁력 집중…프리미엄 빌트인 시장 조준

LG전자의 초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 쇼룸 'SKS 서울'에 전시된 주방 가전.2025.10.15/뉴스1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 도슨트가 컬럼 와인 셀러 유리문을 톡톡 두드리자 내부 조명이 켜지더니 진열된 와인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전담 엔지니어가 3개월마다 관리해 주는 냉장고는 문을 대충 밀어도 '소프트 클로징 도어' 기능이 작동해 저절로 문이 닫혔다.

최근 문을 연 LG전자(066570)의 'SKS 서울'의 풍경이다. 이곳에서는 LG전자의 초(超)프리미엄 빌트인 가전을 모두 둘러 볼 수 있다.

지난 15일 찾은 SKS 서울은 대표 부촌인 강남 논현동 가구거리 한복판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LG전자의 주방 가전 중에서도 최상위 모델만 선별해 모은 곳으로, 가전 가격은 적게는 1290만 원에서 최대 2700만 원, 이탈리아 맞춤형 원목 가구까지 합치면 5억 원을 호가하는 '억' 소리 나는 쇼룸이다.

최대 5억 원, 제작 기간만 7개월…LG전자 '초럭셔리 가전'

LG전자가 작심하고 만든 '럭셔리 쇼룸'인 만큼, 일반적인 가전 매장과는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 1층 입구에 들어서면 바닥부터 천정까지 고급 대리석으로 마감된 접객실이 나타난다. 'LG시그니처' 가전으로 내린 웰컴 티를 들고 1억 원을 훌쩍 넘는 115형 마이크로 LED TV인 'LG 매그닛'을 둘러볼 수 있다.

SKS 서울은 연면적 1918㎡(약 580평) 규모로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조성됐다. 다양한 분위기의 인테리어로 연출된 총 10개의 제품 전시 공간에서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차별화된 성능을 갖춘 SKS의 빌트인 가전을 활용한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한다.

LG전자의 초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 쇼룸 'SKS 서울'에 전시된 마이크로LED 사이니지 'LG매그닛'.2025.10.15/뉴스1 최동현 기자

쇼룸 인테리어는 최고급 골프 리조트 '아난티 남해', '세이지우드 골프&리조트' 등으로 유명한 민성진 건축가가 맡았다. 몰테니앤씨(Molteni&C), 아크리니아(Arclinea) 등 이탈리아의 대표 명품 가구 업체 등과 협업해 SKS의 빌트인 가전들을 배치했다.

전시관을 찾은 고객은 △컬럼 냉장고·냉동고 △컬럼 와인셀러 △얼음정수기 냉장고 △광파오븐 △스팀오븐 △식기세척기 △인덕션 등 다양한 제품을 직접 사용할 수 있다. 냉장고의 크기와 갯수부터 가전의 재질과 패널 유무, 빌트인 가구의 재질과 색상까지 고를 수 있다.

SKS는 명품 브랜드처럼 도도한 정책을 표방한다. LG전자의 '가전 구독'은 적용되지 않으며, 할인률도 낮다. 가장 저렴한 컬럼 와인 셀러도 1290만 원부터 시작이다. 냉장고·식기세척기·오븐 등 가전을 패키지로 구매할 경우 약 7000만 원, 아크리니아 원목으로 장을 짜면 총구매가만 5억 원에 달한다. 가구 제작 기간만 약 7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LG전자의 초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 쇼룸 'SKS 서울'에 전시된 테이블 냉장고.2025.10.15/뉴스1 최동현 기자
브랜드 경쟁력 높여 '프리미엄 시장' 선점

한국은 전통적으로 빌트인보다는 '독립형 가전'이 익숙한 시장인 데다, 일반 대중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가격인 만큼 SKS를 찾는 고객은 중년 부유층이 대부분이었다. SKS 관계자는 "2030세대 신혼 부부보다는 40대에서 60대가 가장 많다"며 "쇼룸을 둘러보고 곧바로 계약이 성사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귀띔했다.

LG전자도 일단 SKS 브랜드를 매출보다는 '상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글로벌 가전 시장은 볼륨존(보급형)과 프리미엄(고급형)으로 이원화하는 추세다. LG전자의 초프리미엄 가전의 품질과 기술력을 알려, 궁극적으론 프리미엄 시장 내 존재감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LG전자가 미국 뉴욕과 나파밸리, 이탈리아 밀라노에 이어 서울에 4번째 쇼룸을 낸 이유다.

LG전자의 초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 쇼룸 'SKS 서울'에 전시시된 식기세척기. 바닥에 표시된 불빛으로 진행 상황을 알 수 있다.2025.10.15/뉴스1 최동현 기자

빌트인 가전이 국내에서도 서서히 트렌드로 자리 잡는 점도 긍정적이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지난달 맞춤 가구장이 필요한 가전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가전 가구장 리폼 서비스'를 출시하며 국내 빌트인 가전 수요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실제 초고가 아파트나 빌라들이 빌트인 가전을 채택하면서, LG전자의 매출에서 기업 간 거래(B2B) 비중도 쑥쑥 크고 있다.

김영락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사장은 "SKS 서울은 국내 고객들이 초프리미엄 키친라이프를 감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주방을 하나의 예술적 경험으로 확장하는 초프리미엄 빌트인 가전의 새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