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황금기 '大漁' 오픈AI 만난 K-반도체…'미래 캐시카우' 선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오픈AI와 스타게이트向 메모리 공급 LOI
'月 웨이퍼 90만 장' 물량 전망…공급 성공 땐 추가 수요도 잡는다
- 최동현 기자,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한재준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오픈AI와 손잡고 미국에 초대형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짓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AI 호황으로 반도체 업황이 황금기에 접어든 가운데, K-반도체가 스타게이트향(向) 대규모 메모리 수주 물꼬를 트면서 막대한 '미래 수익'을 선점하게 됐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1일 방한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연쇄 회동을 갖고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두 그룹이 참여하는 내용의 협약(LOI 및 MOU)을 체결했다. 지난 2월 두 회장과 AI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8개월 만에 로드맵이 윤곽을 드러낸 것이다.
먼저 삼성전자는 반도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해양 기술 등 전방위적인 AI 인프라 구축 협력을 골자로 한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SK그룹은 오픈AI와 메모리 공급 의향서(Memory Supply LOI)와 서남권 AI 데이터센터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스타게이트는 오픈AI를 주축으로 오라클·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기술·투자 기업들이 총 5000억 달러(약 700조 원)를 투입해 초대형 AI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이번 협약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투자사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핵심은 '반도체 협력'이다. 이번 합의로 SK하이닉스는 스타게이트 AI 데이터센터 등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파트너로 참여한다. 삼성전자도 HBM과 그래픽용 D램(GDDR), 소캠(SOCAM) 등 고성능·고용량 D램을 공급하게 될 전망이다.
오픈AI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탑재할 메모리가 D램 웨이퍼 기준 월 최대 90만 장일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현재 전 세계 HBM 생산 능력의 두 배 수준이다. 스타게이트향 물량을 따내는 것 자체로, 향후 수년간 실적을 보장하는 든든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확보하는 셈이다.
업계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들어선 시점에 스타게이트라는 대어(大漁)를 만난 것에 주목한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초대형 프로젝트 물량 공급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성공적으로 수행할 경우 막대한 잠재적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비록 구속력 없는 LOI 단계지만, 국내 업계는 수주 성사를 자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기준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 62%를 장악한 최강자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업계 대규모 메모리 생산능력(CAPA)은 물론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까지 전 부문을 아우르는 종합반도체업체(IDM)다.
특히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테슬라와 애플에 이어 오픈AI까지 고객사로 확보한다면 확실한 '반등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아픈 손가락'인 HBM도 엔비디아 퀄 테스트 통과(HBM3E)가 확실시되고 있고 HBM4도 연내 양산을 앞두고 있다. 스타게이트향 수주에 성공하면 메모리 사업부와 파운드리 사업부 모두 매출을 일으킬 수 있다.
K-반도체 생태계의 경쟁력도 오픈AI가 한국을 택한 이유다. AI 시대에는 메모리 대역폭이 그래픽처리장치(GPU) 연산 능력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AI 모델의 성능이 제한되는 '메모리 월'(Memory Wall), 막대한 전력 소비, 부족한 저장 용량 등이 난제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일찌감치 난제를 극복하기 위한 △맞춤형 고대역폭메모리(HBM)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 LPCAMM2 △LPDDR5X-PIM 등 차별화된 AI 메모리 설루션을 구축했으며,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한 상태다. SK하이닉스의 HBM 기술력 역시 대체 불가능한 수준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가 대한민국 AI 기업을 주목한 이유는 비용 대비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라며 "높은 인구 밀도와 인프라 집약적 환경, 높은 IT 수용성 등은 한국이 AI의 테스트베드가 되기에 최적 조건"이라고 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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