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시장' 뛰어든 LG전자…첫 시니어 가전 '이지TV' 출시(종합)
글씨 키우고 화면 단순화…약 시간 알려주고 'SOS' 기능 탑재
모바일·PC 등 시니어 가전 라인업 확대…실버 시장 공략 본격화
- 최동현 기자, 강서연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강서연 기자 = LG전자(066570)가 고령층에 특화한 '시니어 TV'를 출시한다.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서며 '실버 시장'이 급성장하자 고령층에 맞춤 설계된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다. LG전자는 향후 PC, 냉장도 등으로 시니어 라인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LG전자는 2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신제품 설명회를 열고 시니어 고객 맞춤형 'LG이지 TV'를 국내 출시했다고 25일 밝혔다. 복잡했던 TV 홈 화면과 리모컨 조작을 단순하게 바꾸고, 가족과 영상통화를 하거나 자녀가 원격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편의기능을 넣었다.
'이지 TV'는 서비스센터를 찾는 시니어 고객의 73%가량이 단순히 TV 조작에 어려움을 호소한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이에 고령층 대상 설문을 수렴해 소프트웨어·하드웨어·편의 기능을 전면 재설계해 시니어 맞춤형으로 개발했다.
먼저 홈 화면은 고령자들에 꼭 필요한 기능 10가지만 남고 단순화했다. 배너와 글자를 큼직하게 만들어 가독성과 시인성을 높였다. 리모컨 버튼도 일반 리모컨보다 30% 큰 글씨를 적용하고, 백라이트 기능을 넣어 어두운 곳에서도 쉽게 조작할 수 있게 했다.
특히 리모컨 상단에 '헬프'(Help) 버튼을 추가했다. 리모컨의 외부 입력을 잘못 누르거나, 조작이 어렵게 느껴질 때 이 버튼을 누르면 어떤 상황에서든 즉시 이전 방송 화면으로 돌아가도록 설계됐다. 또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헬프 버튼으로 가족에게 긴급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백선필 LG전자 TV상품기획담당(상무)은 "이지 TV의 고객층은 첫째가 시니어, 둘째가 시니어의 자녀층"이라며 "TV를 보다가 부모님이 낙상을 했거나, 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헬프 버튼을 3번 누르거나, 꾹 오랫동안 누르면 카카오톡 친구로 추가된 가족들에게 메시지가 전송된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카카오와 협업해 편의 기능을 제공하는 'LG 버디'를 신규 도입했다. TV에 내장된 애플리케이션으로, 가족과 영상 통화를 하거나 자녀가 원격 제어로 TV 문제를 해결하도록 연결해 준다. 또 시니어 이용자가 음성으로 복약·화초 물주기 등 생활 알림을 저장하면 때에 맞춰 알려준다.
LG전자는 'LG 버디' 기능을 일반 TV에도 확대할 예정이다. 백 상무는 "이지 TV를 시작으로, (이동형 스크린) 스탠바이미에도 LG 버디가 들어갈 예정"이라며 "향후 일반 TV에도 확대 도입하는 일정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TV의 기반 모델은 프리미엄 LCD(액정표시장치) TV인 'LG QNED 에보'이다. 고가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보다는 가격이 합리적이면서 화질이 뛰어나고 시니어 고객의 시청각 특성에 맞춰 밝기, 채도, 선명도를 높였다. 목소리를 또렷하게 강조하는 음질 기능도 지원한다.
이지 TV는 오는 29일 오후 8시 온라인브랜드샵 라이브 방송을 통해 국내 출시된다. 출하가는 65형 276만 9000원, 75형은 386만 9000원이다. LG전자는 이지 TV 라인업을 넓혀 가격대를 다양화하고, 유럽과 일본, 북미 등 실버 시장이 커지는 국가에도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65세 이상 인구는 1000만 명을 넘어서 전체 주민등록인구 중 비중이 20%에 이르렀다. LG전자는 이지 TV를 필두로 시니어 전용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며 본격적인 '실버 시장'을 개척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LG 올레드(OLED) TV와 QNED TV 등 프리미엄 TV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는 동시에, 시니어 고객에 특화된 'LG 이지 TV'와 이동형 스크린 'LG 스탠바이미' 등 혁신 제품으로 신규 시장을 창출하는 듀얼 트랙 전략을 세웠다.
백 상무는 "LG전자 전체가 시니어에 대해 굉장히 깊게 생각하고 있고, 연구소에서 시니어 라이프스타일을 스터디하고 있다"면서 "TV를 첫 시작으로 모바일이나 노트북 등 가전 전체가 시니어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고 (맞춤형) 제품을 내놓을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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