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벤츠 전기차 배터리 공급…총 107GWh, '150만대' 분량(종합)

미국·유럽 각각 75·32GWh 물량…원통형 '46시리즈' 납품 추정
지난해 이어 벤츠 계약 성사…14.6조 원 규모 추정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인터배터리 2025’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서 관람객이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46시리즈를 살펴보는 모습(자료사진). 2025.3.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메르세데스-벤츠와 총 107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전기차 약 15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물량으로 금액으로는 14조 6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에 이어 대규모 계약 성사로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업체를 제치고 메르세데스-벤츠의 핵심 공급사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3일 공시를 통해 메르세데스-벤츠에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총 107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급 계약은 △미국 내 75GWh 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급(2029년 7월~2037년 12월) △유럽 내 32GWh 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급(2028년 8월~2035년 12월) 등 총 2건이다.

이는 전기차 15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다. 배터리 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의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46시리즈가 납품된 것으로 추정했다. 그간 46시리즈 공급 계약 중 가장 큰 규모다. 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사와 협의에 따라 공시 내용 외 추가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이 이번 계약을 계기로 메르세데스-벤츠의 핵심 공급사로 자리 잡은 것으로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6시리즈를 바탕으로 메르세데스-벤츠와 굵직한 공급 계약을 통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0월 북미 및 기타 지역 내에서 총 50.5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메르세데스-벤츠와 체결했다. 당시에도 구체적인 공급 제품 및 계약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는 46시리즈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번 계약까지 46시리즈일 경우 메르세데스-벤츠와 관련 제품으로 총 157.5GWh 규모의 계약을 맺은 것이다.

이번 계약은 중국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거둔 성과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그간 CATL, 파라시스 등 중국 배터리 기업들과 협력을 넓혀왔다. 이번 수주전에서도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46시리즈를 필두로 한 배터리 기술력으로 중국 업체를 따돌렸다.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현지 생산 역량이 인정받은 사례이기도 하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에 36GWh 규모의 원통형 전용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며 내년부터 46시리즈 양산을 본격 시작한다. 이날 공시된 계약 중 판매·공급 지역이 미국인 75GWh 물량은 애리조나 공장에서 공급될 전망이다.

중국 업체가 장악해 가던 유럽 시장에선 LG에너지솔루션이 시장 점유율을 되찾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은 만큼 유럽 내 추가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향후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도 46시리즈 생산에 활용될 수 있다.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시리즈는 지름 46㎜, 높이 80~120㎜로 이뤄진 제품이다. 기존 2170 제품과 비교해 에너지 및 출력이 최소 5배 이상 높고, 공간 효율성이 뛰어나다. 에너지당 공정 횟수 감소로 제작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어 가격 경쟁력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단위 셀 레벨의 '디렉셔널 벤팅'(Directional venting) 기술을 적용, 배터리 내부의 폭발 에너지를 외부로 빠르게 배출시켜 연쇄 발화를 방지한다. 여기에 더해 LG에너지솔루션은 46시리즈의 성능과 안전성을 강화한 모듈∙팩 설루션 'CAS'(Cell Array Structure) 기술을 독자 개발한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다수의 고객사에 46시리즈를 수주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과 67GWh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6월에는 중국 체리자동차와 6년간 총 8GWh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는데 중국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한 첫 번째 대규모 수주였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