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퍼 고동치자 뒷걸음질…한 손에 들어온 괴물 사운드[르포]
LG 엑스붐, 윌아이엠 손잡고 리뉴얼…AI 무선 스피커 3종 출시
그래핀 입힌 버즈, 노이즈캔슬링 '쑥'…크기 줄이고 출력 20%↑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사운드기판 위에 검은색 막이 있죠. 그래핀을 올린 건데…."
LG전자(066570)의 리뉴얼 오디오 브랜드 'LG 엑스붐'(xboom)의 체험 공간. 엑스붐 버즈 이어버드를 귀에 꽂자, 헤드셋을 낀 것처럼 옆에서 설명하는 도슨트의 목소리가 멀어지듯 먹먹해졌다. 방음실에 들어온 듯 귓가에는 유튜브 재즈 연주만 또렷이 들려왔다.
LG전자는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그라운드220에서 LG 엑스붐 브랜드데이를 열고 세계적인 뮤지션 윌아이엠(will.i.am)과 협업한 LG 엑스붐 포터블 오디오 신제품 3종을 공개했다. 올 1월 선보인 LG 엑스붐 버즈의 후속작인 인공지능(AI) 무선 스피커 스테이지 301, 바운스, 그랩이다.
LG 엑스붐은 기존 제품에 AI 기술과 윌아이엠의 디자인을 접목해 새 브랜드로 출발한다. AI가 사운드(소리)와 공간을 인지해 최적의 음향 밸런스를 찾아주고, 장르에 맞춘 라이트(불빛)까지 연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LG 엑스붐이 추구하는 음역은 '풍성한 저음'이 베이스다.
잡음이 많은 야외에서 버즈를 착용하고 오페라를 켜면 AI가 노이즈 캔슬링을 극대화하고 중후한 음향을 출력하는 식이다. 실내에서 바운스나 그랩을 작동하면 AI가 공간의 크기와 가구의 배치, 벽지의 재질까지 인지해 반사되거나 흡수되는 소리를 계산하고 사운드 밸런스를 조절한다.
스피커 체험존에서 도슨트가 핸드백 크기의 콤팩트 스피커인 'LG 엑스붐 바운스'로 경쾌한 음악을 켜자 두 개의 우퍼가 고동치듯이 쿵쿵 튀며 스테레오 사운드를 뿜어냈다. 파티용 스피커인 'LG 엑스붐 스테이지 301'를 작동하자 스피커 앞에 있던 사람이 놀라 뒷걸음질을 칠 만큼 고출력 사운드를 방출했다.
LG 엑스붐은 감각적이고 작은 디자인이 특징이다. 텀블러처럼 한 손으로 들거나(그랩), 핸드백처럼 어깨에 매고(바운스·스테이지 301) 야외로 나갈 수 있게끔 오디오를 축소했다. 윌아이엠이 '익스피리언스 아키텍트'(경험 설계자)로 참여해 음향 품질부터 브랜드 정체성, 외관 디자인까지 모두 직접 관여했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크기를 줄인 대신 최고 사양 부품으로 출력을 보완했다. LG전자 관계자는 "100년 전통의 덴마크 오디오 드라이브 제조사인 '피어리스'사의 제품을 적용했다"며 "(사운드) 파워는 경쟁사 제품 대비 20% 높게 만들었다"고 자부했다.
LG전자는 오디오 사업을 크게 '홈 오디오', '포터블 오디오', '웨어러블 오디오' 3종으로 나누고 LG 엑스붐 브랜드로 포터블과 웨어러블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짰다. 최상의 음향 밸런스를 찾는 AI를 한층 고도화, 사용자의 미묘한 감정까지 공감하는 AI 기술로 차별화한다는 구상이다.
향후 윌아이엠이 설립한 AI 기반 라디오 애플리케이션 'RAiDiO.FYI'(FYI)를 적용해 사용자와 대화를 나누는 'AI 오디오'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FYI는 무미건조한 기계음이 아닌 개성을 가진 목소리로 사용자와 자유롭게 대화하고 디제잉까지 하는 '페르소나' AI 에이전트를 지원한다.
이정석 LG전자 오디오사업담당 전무는 "지금까지 나온 AI 에이전트들은 아나운서 또는 사서처럼 감정 없이, 딱딱하게 대답하는 기계음"이라며 "(FYI가) 지금 개발하는 페르소나는 사람의 감정을 연습하고 있다. 감정적으로 사용자와 인터렉티브(상호작용)하는 AI의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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