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위 D램 시장 6월부터 급랭…'내년은 더 추운 겨울'
D램 시장 성장률 5월 39% 정점 찍고 6월 36%↓·7월 21%↓
과거 침체기 5분기 이상 지속…"내년 하락세 더 커질 것"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최근 전세계 D램 시장 규모가 급격히 축소되면서 시장 침체기의 초입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D램 시장 하락세가 내년에는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한다.
22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전세계 D램 시장 성장률은 지난 5월(97억달러) 전월대비 39%를 기록하며 2년만에 최고치를 찍은 뒤 지난 6월(62억달러) 전월보다 36% 급락했다. 7월 D램 시장 규모는 전월대비 21% 줄어든 49억달러에 그치며 5월의 절반 수준까지 급감했다. IC인사이츠 측은 "2020년 하반기에 시작해 2022년 5월까지 지속된 D램 시장 상승기는 모든 면에서 끝났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78억달러를 기록하며 고점인 지난 5월과 비교해 2개월 만에 50% 급감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2000년 닷컴 버블 붕괴와 2008년 금융위기, 2018년 IT 수요 급감의 경우 메모리 시장 규모가 절반 이하로 급감하는 데 평균 5개월 걸렸다"며 "지금은 당시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도"라고 했다.
이는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로 스마트폰·PC·TV 등 전자제품에 대한 소비가 급감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IT기기·가전 제조사들도 그동안 축적된 기존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D램 신규 주문을 축소하고 있다.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매출도 줄줄이 감소할 전망이다. 미국의 마이크론은 4분기(9월에 회계연도가 시작돼 6~8월이 4분기) 매출이 전 분기보다 21%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만 난야의 8월 D램 매출액은 지난 3월 대비 53%나 감소했다.
D램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3분기(7~9월) 실적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BNK투자증권은 82조1920억원이었던 삼성전자의 3분기 메모리 반도체 매출 전망치를 최근 75조7300억원으로 6조5000억원가량 하향 조정했다. 영업이익 전망치도 7조9260억원에서 5조6070억원으로 2조원 넘게 낮췄다.
지난 7일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은 평택캠퍼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하반기 실적이 좋지 않은데다 현재로선 내년에도 뚜렷한 모멘텀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이같은 D램 시장 하락세는 최소 1년 이상 지속되며 시장 규모도 40% 이상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000년 닷컴버블로 촉발된 침체기는 2000년 3분기부터 2001년 3분기까지 5분기 동안 유지됐다. 당시 D램 시장 규모는 88억7300억달러가 최고점이었지만 19억2400억달러까지 78%나 축소됐다. 2010년 3분기부터 2012년 1분기까지 7분기 동안 지속된 하락기에도 D램 시장 규모는 41% 줄었다.
IC인사이츠는 올해 3분기 전세계 D램 시장 규모가 정점이었던 지난 2021년 3분기와 비교해 38%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올해 4분기부터 내년 초까지 D램 시장 하락세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봤다.
이민희 연구원은 "현재는 글로벌 가전수요가 급감하던 금융위기와 비슷한 상황으로, 당시에도 재고가 계속 증가해 2009년 초부터 업계 감산이 확산됐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고객사의 재고 조정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최종 소비 경기가 악화되고 있어 조정이 더디고 내년 상반기에 재고 정점을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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